제79화 타이름
고개를 돌린 강지연은 진우현을 멍하니 바라보며 말했다.
“내가 문제를 일으키는 걸 싫어하잖아요?”
“뭐가 문제를 일으키는 건지, 뭐가 무고한 건지 구분 못 해? 칼로 목을 겨누는데 반격조차 하지 않을 거야?”
얼굴이 잔뜩 어두워진 진우현을 본 강지연은 순간 그가 미친 여자에게 화가 났는지, 아니면 자신에게 화가 났는지 구분할 수 없었다.
강지연은 진우현이 긴 책상을 돌아 은밀한 문을 열고 그대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는 강지연은 왠지 이유 모를 불안감이 느껴졌다. 그리고 방금 대표이사실을 들어올 때 많은 동료들이 그녀가 여기에 들어오는 걸 봤다는 것이 생각나 혹시라도 오래 머물면 그들이 의심할까 봐 걱정했다.
나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이고 있을 때 진우현이 하얀 수건을 들고 나왔다. 수건 안에 뭐가 들어 있는 것 같았다.
강지연이 정확히 보기도 전에 진우현은 이미 물건을 강지연의 손에 건넸다.
손가락 끝이 차가워진 것을 느낀 강지연은 그제야 진우현이 방금 들어간 이유가 얼음을 가지러 간 것임을 알았다. 여기까지 생각한 순간 심장이 마구잡이로 뛰었다.
“고마워요.”
진우현은 여전히 잔뜩 어두워진 얼굴로 강지연을 무시했다.
얼음으로 얼굴의 붉은 기를 가라앉힌 강지연은 조심스럽게 두 걸음 앞으로 걸어간 뒤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하지만 내가 억울하게 당한 거라고 어떻게 확신해요?”
회사에 이미 소문이 널리 퍼진 이상 거짓도 진실처럼 될 수 있었다.
그렇게 의심이 많은 사람이 어떻게 양명훈과 관련이 없다고 확신할 수 있었을까?
눈썹을 치켜올린 진우현은 강지연의 얼굴을 흘깃 보더니 눈을 내리깔며 말했다.
“나와 함께 진심으로 사랑 연기를 하고 싶어 하는 여자가 간이 얼마나 크면 내 앞에서 다른 남자를 유혹하겠어? 양명훈이 연주형보다 나은 것도 아니잖아?”
진우현의 논리는 맞았지만 그래도 본처가 회사까지 찾아왔는데 이렇게까지 확신한다는 게 강지연은 좀 믿기지 않았다.
그러나 진우현은 사실 강지연을 믿는 것이 아니라 양명훈이 강지연을 건드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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