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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화 주도권 선언

퇴근 시간이 지난 지 30분, 강지연은 여전히 자리에 있었다. 강지연은 여전히 한결같은 고집의 자신이 놀라우면서 한심하게 느껴졌다. 정말 끝을 봐야만 물러서는 성격 탓에 얼마나 힘들고 서러웠는지 알면서도 바보같이 앉아서 두 사람이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소문은 소문일 수도 있을 거라며 복도 끝의 대표 사무실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시간은 일분일초 흘러가고 굳게 닫힌 두문을 열릴 생각이 없어 보였다. 다 큰 성인 남녀가 문까지 걸어 잠그고 반 시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지...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대표 사무실 문이 열렸다. 장서현이 먼저 나오고 뒤이어 진우현이 나왔다. “우리 부모님 매년 꼭 챙기시는 게 결혼 기념 일이셔. 그러니까 따로 선물 같은 거 준비하지 않아도 돼.” 장서현이 먼저 건네며 사무실을 나섰다. 뒤이어 진우현이 답했다. “그래도. 빈손으로 갈 순 없지.” 진우현은 말하면서 슬며시 사무공간 쪽으로 눈길을 돌렸다. 모두 퇴근하고 텅 빈 사무실 한쪽에 익숙한 실루엣이 유리창 너머로 보였다. 강지연은 두 사람이 대화하면서 걸어오는 모습을 보자 저도 모르게 시선을 피했다. 하지만 다시 장서현에게 눈길이 향했던 순간,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방금 진우현의 사무실로 들어가기 전까지만 해도 캐주얼한 정장 차림이었지만 지금은 몸매를 돋보이게 딱 달라붙는 긴 원피스를 입고 있었기 때문이다. 옷차림도 옷차림이었지만 장서현은 거기에 머리까지 풀어 헤쳤다. 강지연은 자연스럽게 오후에 직원들이 수군거리던 말들이 떠올랐다. 장서현이 진우현의 사무실에서 다소 흐트러진 모습으로 진우현의 옷으로 갈아입었다는 말... 그 말이 지금 이순간 귓가에 맴돌았다. 눈앞의 광경들은 지난 시간 동안 두 사람이 방안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 강지연의 머릿속에 펼쳐졌다. 강지연이 직접 진우현을 겪어 봤었기에 상상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진우현은 조각 같은 외모 하에 다른 모습을 감추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강지연은 그렇기에 두 사람이 함께 맞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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