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화
유하준은 질투심을 가까스로 억눌렀고 더는 망설이지도 않은 채 성나정의 손목을 움켜쥐었다.
그러고는 거의 반쯤 강제로 그녀를 자신의 차 쪽으로 끌고 가며 말했다.
“가자.”
성나정은 반항하지 않으며 그에게 떠밀리듯 조수석에 앉았고 문이 닫히자 차 안은 숨조차 쉬기 어려울 만큼 무거운 기류로 가라앉았다.
운전석의 유하준은 웬일인지 어쩔 줄 몰라 하는 듯 보였고 이 어색한 침묵을 깰 방법을 찾는 듯 입술을 여러 번 달싹였다.
하지만 성나정은 처음부터 끝까지 창밖만 바라봤다.
빠르게 뒤로 흐르는 도시의 불빛을 눈으로만 좇으며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결국 유하준의 목소리는 점점 가라앉았고 마지막에는 씁쓸하게 웃으며 자신을 비웃듯 말했다.
“나정아... 내가 그렇게 미운 거야? 말 한마디, 작은 기회조차 줄 마음이 없을 만큼?”
그제야 성나정이 천천히 고개를 돌려 유하준을 바라보았고 눈빛은 잔잔했지만 차갑기 그지없었다.
“유하준, 나는 이미 너한테 기회를 줬어.”
가벼운 목소리였지만 그 가벼움이 오히려 가장 날카로운 바늘처럼 그의 가슴을 찔러버렸다.
“그날 병원에서 분명히 말했었지. 하루만이라도 병원에 남아 나랑 있어 주고 임수아 씨를 만나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나도 예전처럼 돌아가는 걸 생각해 보겠다고.”
기억이 한순간에 몰아치며 심장을 뒤흔들자 유하준은 본능적으로 핸들을 꽉 움켜쥐었다.
그날, 임수아가 ‘죽겠다’는 메시지를 보내 결국 그는 성나정을 두고 떠났다.
안색이 점차 창백해지는 걸 지켜보며 성나정은 조용히 그날 유하준이 했던 말을 되짚어 말했다.
“네가 그랬지. 이건 사람 목숨이 달린 일이라 모른 척할 수 없다고. 수술 끝나면 다시 얘기하자라고...”
동시에 그녀는 옅은 미소를 그려 보였다.
“유하준, 기회는 이미 줬었어. 네가 스스로 버린 거야.”
차 안은 더 이상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만큼 고요해졌다.
핸들이 부서지도록 꽉 움켜잡은 유하준의 손마디가 어느새 하얗게 변해 떨리고 있었다.
오랜 침묵 끝에 그는 거의 들리지 않을 만큼 낮고 쉰 목소리로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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