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8화
심광현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허선영은 네 약혼녀잖아. 네 옆에 비서로 붙여 두진 않더라도, 최소한 좀 편한 자리라도 줘야지. 그런데 영업팀이라니? 어린 여자애가 밖에서 뛰는 게 얼마나 힘든데.”
심영준이 차갑게 받아쳤다.
“아버지, 선영이는 능력이 부족해서 제 비서는 못 합니다. 누구나 힘든 일을 피하고 편한 자리만 찾으면, 회사는 금방 망하죠. 서광 그룹은 놀고먹는 사람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 말에 심광현은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무슨 말을 하려다 입술만 달싹였지만, 딱히 반박할 말이 없었다.
심영준의 말이 틀린 건 아니었다.
지금 심영준은 총괄 책임자였고, 비서가 무능하면 그게 곧 발목을 잡는 일이었다.
하지만 허선영은 어릴 때부터 곱게 자란 집안 아가씨였다.
그런 허선영을 영업팀에 보내서 거래처 뛰고 계약 따오라고 하면, 과연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심광현은 걱정이 앞섰다.
자리에서 일어나던 심영준의 태도는 단호했다.
“아버지, 이게 제 마지막 양보입니다. 이것도 마음에 안 드시면... 약혼은 취소하고, 선영이가 다른 좋은 사람 만나게 하겠습니다.”
심광현의 미간이 더 깊게 접혔다.
심영준은 더 말 섞지 않고 고개를 돌렸다.
“저는 올라가서 씻고 자겠습니다. 내일 아침 회의도 있으니까요. 아버지께서도 이제 쉬세요.”
말을 마치고 심영준은 그대로 계단을 올라갔다.
계단이 꺾이는 곳에 허선영이 고개를 숙인 채 서 있었다.
허선영의 내리깐 눈 아래로 서늘한 기색이 번졌다.
...
금요일 아침, 송찬미는 알람 소리에 눈을 떴다.
오늘은 늦잠을 잘 수 없었다.
송찬미는 알람을 끄자마자 바로 몸을 일으켰고, 그 움직임에 신승우도 잠에서 깼다.
신승우는 잠이 덜 깬 얼굴로 눈을 비비며 송찬미를 바라봤다.
“지금 몇 시야?”
“여섯 시 반이요.”
송찬미는 침대에서 내려와 욕실로 걸어갔다.
비행기는 아홉 시 반이었다.
이 시간에 일어나 씻고 간단히 아침 먹고 나가면, 여덟 시 반쯤에 딱 맞게 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신승우도 뒤따라 일어나 세면대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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