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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화

“친구랑 커피 한잔했어요.” 송찬미는 얼버무렸다. 어차피 곽도현은 이미 사직하고 떠났으니 앞으로 더 엮일 일도 없을 것이니 일을 만들지 않는 편이 낫다고 생각해서 누구와 마셨는지 이름까지 대지는 않았다. 이것은 거짓말도 아니었다. 실제로 커피를 마시러 갔으니까. 신승우는 몇 걸음 걸어 거실 소파에 앉아 손가락 사이에 낀 담배를 테이블 위 재떨이에 비벼 껐다. 신승우는 몸을 뒤로 기대앉은 후 고개를 들어 송찬미의 약간 불안해 보이는 시선과 마주쳤다. “이리 와.” 신숭우가 누구와 커피를 마셨는지 묻지 않자 송찬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송찬미는 곽도현에 대해 다른 마음이 없었고, 그저 마지막으로 말을 분명히 하고 작별 인사를 나누려 했을 뿐이다. 둘 사이에 아무런 불미스러운 일이 없었지만 신승우에게는 알리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아직도 신승우가 질투에 휩싸이면 자신을 어떻게 괴롭히는지 기억하고 있었다. 송찬미는 순순히 다가가 그의 옆에 앉으려 했다. 신승우가 손을 뻗자 그녀는 그의 품으로 끌어 당겨져 무릎 위에 앉게 되었다. 남자에게서 나는 담배 냄새가 공기 중에 퍼진 것보다 더 짙었다. 송찬미가 테이블 위 재떨이를 보니 담배꽁초가 다섯 개나 있었다. 그녀는 담배 냄새를 싫어했고 신승우도 평소에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데 오늘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오늘 왜 담배를 피웠어요?” 신승우는 대답하지 않고 그녀의 턱을 들어 올렸다. 남자는 얇은 입술을 굳게 다물었고 조각한 것처럼 잘생긴 얼굴에는 차가운 기운이 감돌았다. 금테 안경 아래의 날카롭고 긴 눈동자에는 서늘한 한기가 서린 듯했다. 단 한 번의 시선만으로도 그녀는 압도적인 위압감을 느꼈다. 송찬미는 침을 꿀꺽 삼켰고 심장이 쿵쾅거렸다. 그녀는 신승우의 속내를 알 수 없었다. 차갑게 얼굴을 굳히고 말이 없이 있는 모습은 꽤 무서웠다. 신승우의 새까만 눈동자가 송찬미의 얼굴을 응시했다. 그의 아내는 아름다웠다. 옥처럼 희고 부드러운 피부는 갓 껍질을 벗긴 달걀처럼 예뻤고, 두 눈은 별처럼 반짝였으며 봄비가 내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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