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화
송찬미는 입을 벌렸지만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 놀라움이 물밀듯 밀려와 사색의 둑을 거세게 때렸다.
신승우의 깊은 눈동자가 송찬미에게 꽂히자 송찬미는 심장이 미친 듯이 요동쳤다. 한참 지나서야 송찬미는 목소리를 되찾고 막연한 표정으로 물었다.
“왜요?”
“너는 내 와이프니까.”
맞은편에 앉은 남자의 눈빛이 차갑게 반짝였다.
“그 누구도 너를 괴롭힐 수 없어.”
세상이 멈춰버린 듯 송찬미의 귓가에는 오직 쿵쾅거리는 심장 소리만 들렸다. 아침 햇살이 창문을 뚫고 들어와 매끈매끈한 대리석 테이블을 비췄다.
송찬미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한참 지나서야 겨우 정신을 차린 송찬미가 입을 열어 신승우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
오후.
신지영은 고혜림이 외국에서 걸어온 전화를 받았다.
“딸. 설은 잘 보내고 있어?”
긴 원피스를 입고 바캉스 모자에 선글라스까지 한 고혜림의 뒤로 바다가 보였다.
“요 며칠 너희 아빠와 타히티에서 휴가 중이야. 하마터면 오늘이 설인 걸 잊을 뻔했지 뭐니.”
신지영이 대답했다.
“좋은 시간 보내고 있네요. 나는 올해 찬미와 함께 보내고 있어요. 요리를 어찌나 잘하는지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차렸다니까요.”
신지영이 몸을 옆으로 기울이며 카메라를 송찬미에게 갖다 댔다.
“찬미야. 엄마가 너와 통화하고 싶대.”
“아주머니,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갑작스러운 통화에 송찬미는 쭈뼛하게 맞은편에 보이는 고혜림에게 인사했다.
“찬미야. 우리 집에 놀러 온 걸 환영해. 새해 복 많이 받아.”
고혜림이 웃으며 인사하더니 부드럽게 신지영의 잘못을 짚었다.
“지영아. 찬미는 손님인데 요리하게 놔두면 어떡하니. 엄마가 그렇게 가르쳤어?”
송찬미가 얼른 설명을 덧붙였다.
“아주머니. 제가 원해서 한 거예요. 오래 신세 지기도 했고 지영과 승우 오빠의 도움을 많이 받아서 한 끼 차려주고 싶었어요.”
신지영이 입을 삐쭉거렸다.
“엄마. 나를 탓할 게 아니라니까요. 내가 찬미와 사이가 얼마나 좋은데요. 나는 찬미를 가족으로 생각해요. 좋은 마음으로 요리해 주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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