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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화

“아니야.” 송찬미는 솔직하게 말했다. “다 봤는데, 아직도 솔직하게 말 안 할 거야?” 심영준은 분명 믿지 않는 눈치였다. “남편이 아니라면 왜 주차장에서 널 기다리고 있는데?” 심영준이 비웃음을 흘렸다. “설마 저게 네가 부른 차라고 우기진 않겠지? 딱 봐도 콜택시 아니잖아. 그리고 누가 지하 주차장까지 내려와서 태워 가?” “못 믿겠으면 말고.” 송찬미는 더 이상 심영준과 말 섞고 싶지 않았다. 뒷좌석 문을 열고 차에 타려는 순간 심영준이 갑자기 손을 뻗어 송찬미의 손목을 잡았다. “찬미야, 우리 얘기 좀 하자.” “할 얘기 없어.” “그 남자랑 이혼해. 나랑 다시 시작하자.” 심영준은 이상할 정도로 자신만만했다. “나는 너한테 더 좋은 삶을 줄 수 있어.” 송찬미의 눈빛이 차갑게 식었다. “지금 당장 손 안 놓으면 경찰 부를 거야.” 심영준은 결국 그녀의 손을 놓았다. “찬미야, 네 남편이 나보다 나은 게 뭐야? 왜 이혼 안 하는데?” 송찬미는 콧방귀를 뀌었다. 그리고 심영준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또박또박 말했다. “넌 그 사람 발꿈치도 못 따라가.” 그 말에 심영준은 제대로 자극받았다.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로 운전석의 이인호를 가리켰다. “내가 고작 저런 놈 발꿈치도 못 따라간다고? 송찬미, 나 열받게 하려고 진짜 별소리 다 하네?!” 줄곧 입도 못 떼고 있던 이인호는 속으로 투덜거렸다. ‘아니, 왜 또 나야...?’ “허선영은 네가 아직도 나한테 이렇게 들이대는 거 알아?” 송찬미의 입가에 비웃음이 스쳤다. “찬미야, 알고 있었구나...” 심영준의 표정이 잠시 흔들렸다. “나 걔랑 약혼한 건 부모님이 억지로 밀어붙여서 그런 거야. 내 의지 아니야. 내 마음속엔 너뿐이야.” “네 마음에 누가 있든 이젠 나랑 상관없어.” 송찬미는 그대로 차에 올라타 재빨리 문을 닫고 말했다. “출발해 주세요.” 심영준이 창문을 두드리며 소리쳤다. “찬미야, 내 말 좀 들어봐. 나 허선영이랑 파혼할 거야, 너...” 말이 끝나기도 전에 차가 출발해 버렸다. 심영준은 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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