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화
방세운은 허술하고 속물 같았지만, 예전에 몇 번 쓴맛을 본 뒤로는 도박을 끊었다는 얘기를 방세린도 정지숙에게서 들은 적이 있었다.
‘그런데 왜 갑자기 또? 분명 뭔가 이상해...’
방세운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다 조대현 그놈 때문이야! 천하 그룹 다닌다길래 괜히 믿음이 갔지. 투자만 하면 원금은 금방 불려준다니까 혹했어. 결과는 알다시피 전 재산 다 날렸지만.”
점점 목소리가 높아졌다.
“하 대표님이 날 찾아낸 것도 그놈이 일러바쳤기 때문이야! 아니었으면 내가 이렇게 쉽게 잡힐 리가...”
말을 잇던 방세운은 방세린의 굳어진 얼굴을 보고 목소리를 낮췄다. 하지만 방세린은 그의 말이 더는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래... 아무리 하태원이 손이 빠르다 해도 내가 사라진 지 이틀 만에 양명시까지 찾아올 수는 없었을 거야. 답은 하나뿐이야. 내가 사라진 순간, 범인이 세운이라는 걸 바로 알아챘다는 거지.’
방세운이 다시 도박을 시작한 것도, 그리고 어마어마한 빚을 지게 된 것도 모두 조대현의 손에서 비롯된 일이었다.
‘하지만... 하태원이 왜 이런 일을 꾸민 거지?’
문득 한 줄기 섬광처럼 스치는 생각에 방세린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누나?”
비틀거리는 그녀를 보고 방세운이 불안하게 불렀다.
방세린은 그를 밀쳐내듯 뿌리치고 곧장 길가에 선 택시 문을 열었다.
“운조 힐스로 가주세요.”
...
방세린이 운조 힐스에 도착한 지 반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하태원이 집으로 돌아왔다.
거실에 앉아 있는 방세린을 발견한 그는 의외라는 듯 잠시 멈칫했다.
평소라면 오늘 같은 상황에서 방세린이 당장 짐을 싸서 집을 나가버려도 이상해할 것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차분히 기다리고 있었다.
그 생각에 기분이 누그러진 하태원은 처음으로 먼저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해 해명할까 하는 마음까지 들었다.
하지만 방세린은 레스토랑에서의 일을 단 한 마디도 꺼내지 않았다. 대신, 서늘한 눈빛으로 그를 똑바로 바라보며 물었다.
“태원 씨, 내 사촌 동생이 도박에 빠진 일... 그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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