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화
비서는 조금 머뭇거리며 대꾸했다.
“하 대표님, 하지만 요 며칠 중요한 회의가 몇 건 더 있는데요...”
하태원의 미간 주름이 더 깊어졌다.
“그럼 회의가 끝나는 시간에 맞춰 최대한 빠른 걸로 예약해.”
“네, 하 대표님. 알겠습니다.”
...
멀리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줄도 모른 채, 방세린은 평소처럼 출퇴근하고 논문을 쓰고 개를 산책시키며 바쁘고도 알찬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시간은 훌쩍 흘러 어느새 연말이 다가왔다.
학업과 인턴 업무에 치여 비실거리던 동기들이 이번에는 모처럼 기운을 내어 방학에 어떻게 놀 건지 신나게 의논했다.
“세린아, 넌 뭐 하고 싶은데?”
방세린은 얼른 데이비드를 데리고 산책하러 가야 해서 외투를 챙기며 서하윤의 질문에 대답했다.
“너희끼리 정해. 난 그 결정을 따를게.”
“좋아, 그때 빠지면 안 된다?”
“알았어.”
집 문을 열자 데이비드가 벌써 목줄을 물고 현관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잠깐만.”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다 그렇듯 방세린도 자연스럽게 데이비드와 대화를 나눴다.
방세린은 데이비드를 데리고 밖에 나가 산책을 시작했는데 오늘따라 강아지에게 끌려가는 느낌이었다.
“너 요즘 살찐 거 아니야?”
데이비드가 항의라도 하는 듯 방세린을 향해 가볍게 짖었다.
그러자 방세린은 한 손을 번쩍 들어 올리고 웃으며 말했다.
“그래, 안 쪘어. 하나도 안 쪘어. 데이비드가 제일 날씬해. 됐어?”
데이비드는 정말 알아들은 듯 우쭐해하며 다리를 쫙 벌리고 신나게 뛰기 시작했다.
데이비드는 아침에 비가 와서 생긴 물웅덩이로 그대로 돌진하더니 네 발로 첨벙첨벙 뛰어들어 방세린에게 흙탕물을 잔뜩 튀겼다.
방세린은 그야말로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
살짝 결벽증이 있는 방세린은 집에 돌아오자마자 외투를 벗어 던지고 욕실로 직행했다.
깔끔하게 씻고 나서야 방세린은 너무 급하게 들어오느라 갈아입을 옷을 안 챙긴 걸 깨달았다.
그래서 수건으로 몸을 감싸고 욕실을 나서는데 거실에서 데이비드가 신난 목소리로 연달아 몇 번 짖는 소리가 들렸다.
“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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