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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말을 마친 뒤 정하루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는 도유환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병실을 나섰다. “하루야...” 도유환은 마지막 힘을 쥐어짜 내서 미약하게나마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그것은 절망으로 가득 찬 흐느낌이었다. 정하루는 잠깐 멈춰 섰지만 끝내 고개를 돌리지 않았고, 손을 뻗어 병실 문을 열었다. 문밖에는 배인호가 서 있었다. 배인호는 부드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정하루는 그의 곁으로 걸어갔고 배인호는 자연스럽게 그녀의 손을 잡았다. 두 사람은 고개 한 번 돌리지 않고 나란히 병실을 떠나 복도 끝에서 자취를 감췄다. 도유환은 병실 안에 누워 아무도 없는 문가를, 단호히 떠나는 정하루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끝내 눈물이 차올라 그의 눈가를 따라 흘러내려 베개를 적셨다. 도유환은 정하루가 영원히 떠났다는 걸 직감했다. 그는 오늘 한때 환한 불꽃이 되어 그의 잿빛 인생을 밝혀주었지만 그가 직접 밀어내고 꺾어버린 붉은 장미를 잃어버렸다. 눈 깜짝할 사이에 1년이 흘렀다. 정하루는 또 한 번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녀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감독이 작정하고 만든 영화에서 전쟁 속에서도 신념과 사랑을 믿은 강한 여성을 연기해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다.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 있는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 수상자로 정하루의 이름이 불렸을 때, 수많은 이들이 열광했다. 희망과 재탄생을 상징하는 샴페인색 드레스를 입은 정하루는 여유롭게 자리에서 일어나 옆에서 감격하여 눈시울이 붉어진 배인호를 꼭 끌어안은 뒤 우아한 발걸음으로 세상에서 가장 주목받는 무대 위로 올라갔다. 스포트라이트 아래 선 정하루는 배우로서 가장 큰 영광을 상징하는 상을 들고서 자신감 넘치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녀는 유창한 외국어로 수상 소감을 얘기하며 제작진들과 가족, 친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고, 마지막으로 애정 어린 눈빛으로 무대 아래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만을 올곧게 바라보는 남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영광을 제 약혼자인 배인호 씨와 나누고 싶습니다. 인호 씨, 인호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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