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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화

바닥에 놓인 종이는 안유정이 남기고 간 편지지와 같은 종이였다. 그는 안유정이 쓰지 않는 책을 서재에서 침실로 옮긴 뒤 밤낮없이 며칠 동안 글을 썼다. 시간이 흘러가는 의미가 없었다. 김순영은 눈물을 흘렸다. “유정이는 널 보기도 싫어하는데 방 가득 사과 편지를 써도 무슨 소용이 있어? 직접 만나서 그 말을 전해야지.” 백승우는 잠시 고민하다가 어머니의 말이 일리가 있다는 것을 인정했지만 이미 자신만의 세상에 빠져서 헤어 나오기 힘들어 붉은 눈동자를 들고 고집스럽게 말했다. “알 거예요. 이걸 다 쓰고 나면 용서할 거예요. 참, 내 진심을 담아서...” 목소리는 잠겨 있지만 말투는 유난히 열정적이고 눈빛은 이채를 띠었다. 말을 이어가던 중 그는 갑자기 일어나서 책을 다시 낚아채더니 떨리는 손으로 그 안에 계속 글을 쓰면서 이렇게 중얼거렸다. “안유정, 내가 잘못했어. 용서해 줄 거지? 내가 이 책만 다 채우면 돌아와서 용서해 줘. 미안해...” 백승우는 지칠 줄 모르고 말을 계속했다. 김순영은 미친 사람처럼 행동하는 아들을 바라보며 힘없이 울면서 호소했다. “엄마가 이렇게 빌게. 제발 먹지도 자지도 않고 이런 것만 쓰지 마. 이러다 죽어.” 아무리 설득해도 백승우는 미동조차 없었고, 책을 빼앗고 싶었지만 힘이 부족했다. 결국 보다 못한 백강훈이 묘수를 생각해 냈다. “유정이한테 사과하고 싶다며? 그럼 네 마음을 보여줘야지. 이렇게 해. 마침 요즘 사람을 찾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거기 나가서 카메라와 시청자 앞에서 직접 사과해.” 요즘 한창 뜨고 있는 프로그램이고 백승우는 젊고 훤칠한 외모의 소유자니까 화제성이 없을 리가 없었다. 어쩌면 안유정이 정말 세상 어딘가에서 그의 고백을 들을지도 모른다. 백승우는 곧바로 직접 출연을 신청했고 추가로 투자까지 해서 최신 회차의 게스트 자리를 꿰찼다. 그의 결혼 생활에 대한 가십을 눈치챈 프로그램 제작진도 홍보를 위해 쉼 없이 노력했고 결국 방송도 하기 전에 에피소드가 대박을 터뜨렸다. 백승우는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내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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