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Open the Webfic App to read more wonderful content

제6화

임진희의 메시지가 속속들이 도착했다. [참, 이거 보여줄게요.] [사진] [초음파 검사 결과인데 저 임신했어요.] 사진을 확대한 안유정은 진단서 맨 윗줄을 똑똑히 보았다. [임신 8주 차, 유산 조짐이 보임.] [어제 옥상에서 온갖 자세로 여러 번 했는데 너무 과격했나 봐요. 아기 유산 조짐이 보인다네요. 어휴, 다 오빠 때문이죠. 집에선 그쪽이 통나무 같아서 재미없다고 나랑 자극적인 걸 하겠대요.] [의사가 유산하든 아기 지키든 애 아빠 사인이 필요하대서 오빠 불렀어요. 위장염에 비하면 아이가 훨씬 중요하니까요. 안 그래요?] 안유정은 혼자서 택시를 타고 병원을 나서서 변호사 사무실로 갔다. “안녕하세요. 이혼 합의서 작성을 도와주실 변호사님을 선임하고 싶은데요.” 그녀는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고 변호사도 믿음직스러워 30분 만에 이혼합의서를 작성할 수 있었다. 변호사가 말했다. “남편 측 서명 없이 별거 2년이면 이 이혼 합의서는 자동으로 효력이 발생합니다.” 안유정이 이혼 합의서를 들고나왔을 때 때마침 백승우의 전화가 걸려 왔다. “유정아, 어디 있어? 병원 다 찾아봐도 안 보이던데.” “너무 안 와서 먼저 집에 왔어.” “그래, 무사히 도착했으면 됐어. 미안해, 유정아. 회사에 내가 직접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 며칠 동안 출장 가야 할 것 같아. 혼자 집에서 몸조리 잘해. 다음 주, 다음 주에는 내가 모든 일 다 미루고 너랑 있을게.” 안유정은 크게 한숨을 쉬었다. 수백번 거짓말을 하면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녀는 이제 그 어떤 감정의 동요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래, 가봐.” “역시 우리 유정이가 제일 착해. 내가 내일 갈 때 프리지아 사 갈게.” “착하다고?” 안유정이 물었다. “백승우, 넌 여자가 애교 부리고 매달리면서 놔주지 않는 걸 좋아해? 내가 너무 착해서 재미가 없어?” 백승우는 당황했다. “그럴 리가. 난 당연히 네가 제일 좋지. 난 있는 그대로 네가 좋아.” “백승우, 만약 네가 다른 여자랑 사랑에 빠지면?” “그럴 리 없어.” “네 마음이 변하면 난 영원히 널 떠날 거야.” 백승우가 콧방귀를 뀌었다. “도망가 봐. 모든 공항과 기차역 봉쇄할 거니까. 네 이름이 안유정인 이상 절대 날 떠나지 못해.” ‘하지만 여권 속 내 이름은 더 이상 안유진이 아니라 지원인걸.’ 안유정은 다시 한번 강조했다. “나 진지해. 널 떠난다면 당연히 네가 날 못 찾게 할 거야.” 백승우는 여전히 고양이를 놀리듯 웃고 있었다. “그럼 도망가. 사흘 줄 테니까 그다음에 찾으러 갈게. 말했어. 네가 안유정이라고 불리는 한 어디로 도망가도 내가 찾을 수 있을 거라고. 넌 날 못 벗어나.” 못 벗어난다고? 안유정은 웃었다. 그럼 어디 한번 해보든가.

© Webfic, All rights reserved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