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화
어젯밤 수차례 토한 성지원은 성대가 상해 목이 붓고 아팠고 하루 종일 입맛도 없었다.
오늘은 주말이라 하도하는 회사를 가지 않았고 식탁은 무서울 만큼 조용했지만 이 부자에게는 익숙한 일상이었다.
아침 식사 후, 성지원은 하도하에게 다가가 말했다.
“오늘 부모님 댁에 잠깐 다녀오고 싶어요. 저녁엔 돌아올게요.”
성지원이 하씨 가문 저택에 온 지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그동안 성지원은 단 한 번도 대문 밖을 나서지 않았고 줄곧 집안에서 요리하며 아이를 돌봤다.
성준혁도 집으로 돌아온 상태였기에 성지원은 잠깐이라도 얼굴을 보고 싶었다.
하도하는 눈길을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피부에 달라붙는 셔츠 아래 드러난 긴 몸은 소파에 기대 있었고 여유로움 속에서도 특유의 오만함과 고급스러움이 느껴졌다.
“그래서 나더러 아이를 보라는 거야?”
성지원은 하도하가 늘 바빠서 하우주와 함께할 시간이 없는 걸 보고 조금이라도 더 함께 시간을 보내게 해주고 싶었을 뿐이었다.
하우주가 아빠를 온전히 받아들이려면 당연히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야 하니까 말이다.
물론 성지원은 괜히 애 봐주기 싫어서 떠넘기는 것처럼 들릴까 봐 이런 말은 차마 꺼낼 수 없었다.
성지원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럼 제가 우주 데리고 같이 다녀올까요?”
하도하는 짙은 눈썹을 들어 올렸다.
“겨우 시간 내서 우주랑 놀아줄 수 있게 됐는데 데리고 나가겠다고?”
결국 요지는 성지원더러 외출하지 말라는 거였다.
하도하는 성지원이 그가 좋은 아빠가 될 권리를 방해하는 사람이라도 되는 양 말을 꼬았다.
성지원은 입술을 꾹 다물고 하우주를 안은 채 방으로 돌아갔다.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하도하는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내가 너무 관대했던 걸까? 감히 나한테 화를 다 내네?’
방에 돌아온 성지원은 분이 풀리지 않은 채 내뱉었다.
“재수 없는 자식, 이기적이고 차갑고 무정하고 자기밖에 모르는 완전 재수 없는 자식!”
하우주는 놀란 눈으로 성지원을 바라보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성지원은 그런 하우주를 보며 억울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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