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9화
“내가 방금 나한테 돌아와서 다시 시작하자고 할 때 넌 전혀 놀라지 않았어. 넌 모든 걸 이미 예상했던 거야.”
문정우의 목소리는 원래 허스키했는데 지금 이 순간 무력감과 슬픔으로 가득한 고함은 더욱 괴롭게 들렸다.
“지원아, 이게 나에 대한 너의 복수야?”
성지원은 가슴이 떨려와 품에 안고 있는 하우주를 꼭 껴안고 문정우의 얼굴을 돌아보지 않았다.
“문정우, 네가 틀렸어. 난 너한테 복수하려고 한 적 없어. 너에 대해 알아본 적이 없는데 무슨 복수를 할 수 있겠어? 난 그냥 지쳐서 더 이상 제자리에서 너를 기다리고 싶지 않은 거야.”
모두가 문정우가 돌아올 것이라고 했지만 성지원은 그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문정우 앞에서 해성시 최고 재벌 아가씨 성지원은 자존감이 바닥으로 내려갔다.
지금 이 지경에 이른 것도 성지원이 원한 것이 아니었다.
문정우는 분명 백설희한테 가고 싶어 했는데 이제 와서 왜 저러는지 성지원은 이해할 수 없었다.
백설희가 마침내 돌아왔는데 왜 문정우는 백설희를 향한 마음을 유지하지 못하는 걸까?
왜 기어코 다시 과거로 돌아가 성지원과 함께하려는 걸까?
한참 후 성지원은 드디어 몸을 돌려 문정우를 마주하며 말했다.
“그만 가. 백설희는 너의 목숨을 구했어. 백설희한테나 잘해.”
성지원을 버리고 백설희를 선택했으면 선택한 길로 계속 나아가야 할 것이다. 이제 그들은 모두 되돌릴 수 없는 새로운 생활을 시작했다.
말을 마친 성지원은 더 이상 문정우의 얼굴을 보지 않고 매몰차게 별장으로 들어간 후 문을 닫았다.
“난 그냥 지쳐서 더 이상 제자리에서 너를 기다리고 싶지 않은 거야.”
이 한마디가 문정우의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았으며 문정우는 한참 동안 그곳에 꼼짝도 하지 않고 멍하니 서서 굳게 닫힌 문을 바라보며 눈시울을 붉혔다.
문정우는 이번에 성지원이 정말 그를 포기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별장 대문은 마치 문정우와 성지원 사이처럼 한쪽은 천국이고 다른 한쪽은 지옥이었다. 두 사람은 이제 교차할 수 없는 평행선처럼 영원히 다시 엮이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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