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4장
염유라가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어디서 경기하는데?”
“왜? 그 먼 곳까지 날 보러 오려고?”
눈썹을 치켜올리며 은발을 쓸어 넘기는 육서진은 더욱 능글맞아 보였다.
“혹시 모르잖아.”
염유라가 무심하게 대답했다.
“그래. 내가 VIP 표 구해줄게.”
단순한 그는 삼촌과 이시연의 신혼여행을 방해하지 않고 경기만 보면 된다고 생각했다.
육서진은 다시 하품하며 성미현을 찾으러 갔다.
...
차에서 졸음이 쏟아지던 이시연은 샤워를 마친 뒤 다시 정신이 들었다.
전지유가 메시지를 보냈다.
[언제 떠나요? 어디로 가요?]
[내일 오후에 마린시아 섬으로 가요.]
전지유가 답장하기도 전에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고 자신이 긴팔과 긴바지 잠옷 차림이라는 걸 살핀 후 그녀는 문을 열었다.
“삼촌, 무슨 일이에요?”
육성재는 따뜻한 물 한 잔을 건넸다.
“내일 장거리 비행이 있으니까 오늘 밤 일찍 자. 아침에 짐은 내가 쌀 테니 넌 챙길 것 없고 부족한 건 거기서 사면 돼.”
그가 굳이 이런 당부를 하러 올 줄은 몰랐던 이시연이 고개를 끄덕이자 육성재는 곧장 돌아갔다.
최근 일을 하지 않는데도 바이오리듬 때문에 이시연은 일찍 일어났다.
정말로 육성재에게 짐 싸는 걸 맡기지는 않았다. 그가 부하직원도 아니었으니까.
그런데 남자가 다가와 그녀가 캐리어에 짐 싸는 모습을 보고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내가 할게.”
짐을 넣는 여자를 말리면서 이미 넣어두었던 옷을 몇 벌 꺼냈다.
“한 두벌만 가져가면 돼. 나머지는 거기 가서 사.”
남자가 따뜻한 목소리로 설명하자 이시연은 그의 진지한 모습에 잠깐 넋이 나갔다. 이러고 있으니 꼭 오래된 부부처럼 조화로워 보였다.
육성재가 속옷에 손을 뻗을 때쯤 이시연이 재빨리 제지했다.
“이건 내가 직접 할게요.”
붉게 달아오른 그녀의 귀에서 피가 떨어질 지경이었고 고개를 숙인 그녀는 남자의 눈 밑에 짙게 깔린 미소를 알아채지 못했다.
가져갈 물건이 많지 않아 이시연도 쉽게 들 정도로 가방은 가벼웠다.
그러면서 속으로 감탄했다. 돈을 절약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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