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화
나는 그가 왜 화가 났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나도 아직 멀쩡한데 무슨 자격으로 화내는 걸까?
“왜 째려봐? 조민서 씨랑 그 짓거리 해놓고 뭘 잘했다고 날 째려보는데?”
박윤성은 옷깃을 매만지더니 갑자기 나를 확 잡아당겼다.
그의 힘이 너무 세서 나는 걸음을 휘청거렸고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그의 무릎 위에 앉아 있었다.
“야, 박윤성!”
아찔한 자세와 수동적으로 변한 나, 그는 내 허리를 감싸면서 불쾌한 듯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꼼짝 마.”
나는 이를 악물었다.
“박윤성, 자꾸 이러면 성추행으로 신고해버린다!”
그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해보던가.”
그의 오만한 태도에 나는 분노가 치밀었다.
“윤성 씨, 이렇게 이혼 안 해주면 우리 조만간 법정에서 만나야 해.”
그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었다. 조롱하던 표정은 사라지고 폭풍 전야처럼 숨 막히는 분위기가 감돌았다.
하지만 나는 전혀 겁먹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
박윤성은 진지한 내 눈빛을 바라보더니 입술을 앙다물고 날카로운 턱선을 드러냈다.
“지연아, 자꾸 이혼으로 협박하지 마.”
“협박 아니야. 몇 번을 말해? 진짜 이혼하고 싶다니까!”
박윤성은 짙은 눈길로 변하더니 내 턱을 집었다.
“민서 때문에? 얼마나 더 오해할 거야?”
“둘이 아예 바짝 달라붙었는데 오해라고? 꼭 내가 현장을 덮쳐야만 만족하겠어?”
말을 내뱉은 순간 후회가 밀려왔다.
그저 비꼬는 말인데 꼭 마치 내가 그를 엄청 신경 쓰는 것처럼 돼버렸으니까.
내가 좋아한 건 한때 나의 이상형 박윤성일 뿐이다. 성격은 차가운 편이지만 예의 바른 그 남자를 무척 좋아했다.
지금 이 오만하고 냉정한 남자는 전혀 아니다.
박윤성이 손목을 꽉 잡았다. 나는 고통에 신음했지만 그는 아무렇지도 않은 모습이었다.
“지연아, 나 지금 너랑 싸울 기분 아니야.”
“그러니까 이혼하자고!”
말끝마다 이혼을 곱씹으니 박윤성의 안색이 점점 일그러졌다.
“본가에서 기다리라고 했잖아. 여기까진 왜 왔어?”
나는 그를 실실 비꼬았다.
“안 왔으면 이런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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