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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화

‘왜 꼭 이혼해야 하냐고? 아직도 내가 왜 이혼하려는지 모르겠단 말이야?’ 황당해서 웃음이 튀어나왔지만 이내 차분해진 나는 아주 조용히 말했다. “더 이상 너한테 아무 감정도 없어. 너랑 함께한 하루하루가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느껴질 정도야.” 나는 담담한 어조로 가장 잔인한 말을 뱉었다. 예상대로 박윤성의 눈에 가득했던 안개는 내 말에 베인 칼날에 찢기듯 사라졌다. 그는 한참을 말없이 서 있다가 비웃듯 어금니를 맞부딪치며 말했다. “좋아, 네가 이혼하고 싶다니까 계약대로 하지.” 우리의 혼전 계약엔 내가 먼저 이혼을 요구할 경우 그에게 200억을 보상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었기에 나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내가 200억 못 벌 것 같아서 그래? 직접 벌어다 줄게.” “두고 보지.” “내가 진짜로 그 돈 다 벌면 그땐 깨끗하게 이혼해 줄 거야?” 박윤성은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천천히 말했다. “네가 그 돈을 벌게 되면 그때 다시 얘기하자.” 가슴 속에서 화가 치밀었다. 그가 이혼을 거부하는 것도 화나지만 무엇보다도 그의 그 비웃는 듯한 시선, 도저히 내가 그 돈을 벌 수 없을 거라 생각하는 눈빛이 가장 괘씸했다. 실제로 나는 그 돈을 벌 확률이 거의 없었다. 기억을 잃은 나는 이제 막 성인이 되었을 뿐이고 내 기준으론 200억은 인류가 원모인 시절부터 일해도 모을 수 없는 돈이었으니까. 하지만 무시당한 감정은 도무지 참을 수가 없었고 그 얄미운 눈빛이 알 수 없는 투지를 자극했다. “기다려, 박윤성. 언젠가는 네 면상에 그 돈을 통째로 던져주고 말 테니까!” 박윤성은 비웃듯 짧게 웃었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나는 한 걸음 뒤로 물러서며 다시 말했다. “그 전에 한 가지 조건이 있어.” “일단 말해 봐. 꼭 들어줘야 하는 건 아니니까.” “우린 이미 감정이 끝난 사이야. 그러니까 자주 얼굴 마주치고 싶지도 않고 특히 조민서는 더더욱 보고 싶지 않아.” 나는 잠시 숨을 골랐다가 말을 이었다. “꼭 날 이 별장에 가둬야겠다면 최소한 너희 둘은 내 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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