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화
“내가 그런 말을 했었어?”
내가 박윤성에게 그렇게까지 집착했기에 결국 이런 사단이 난 거란 걸 알았지만 막상 박윤성의 입에서 예전에 내가 무슨 사랑 타령을 했는지를 직접 듣고 나니 얼굴이 화끈거렸다.
“예전은 예전이고 지금은 지금이야.”
나는 목소리를 가다듬고는 침착한 어조로 말했다.
“지금은 너만 보면 기분이 더러워지는데, 뭐 문제라도 있어?”
박윤성은 대꾸 없이 나를 바라보기만 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그 자체로 위압감이 느껴졌고 그의 그 묵직한 눈빛 하나에 말문이 막힐 뻔했다.
늘 높은 자리에 앉아 있던 사람이었기에 그 시선만으로도 상대를 압도해 버리는 기세가 있었다.
나는 겁먹은 티는 절대 내고 싶지 않았기에 주먹을 꼭 쥐며 눈을 피하지 않고 그와 정면으로 마주했다.
“지연아...”
소은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방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복도로 다시 나왔던 걸 본 모양이었다.
그제야 박윤성이 내 손을 놓았고 소은하를 짧고 깊은 눈빛으로 한 번 훑어보더니 아무 말 없이 돌아서서 걸어 나갔다.
너무도 단호하게 순식간에 떠나가 버렸기에 내가 제대로 반응할 틈도 없었는데 소은하가 이미 내 곁에 서 있었다.
“지연아, 방금 진짜 심장 멎는 줄 알았어...”
소은하가 가슴을 쓸어내리며 내 손을 잡았다.
“아까 박윤성 표정, 딱 나 죽이겠다는 눈빛이더라니까?”
나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그렇게까지는 아니겠지?”
물론 박윤성이 소은하를 달가워하지 않는 건 알지만 그렇다고 죽이겠다는 건 좀 심한 것 같았다.
소은하는 고개를 저었다.
“너야 기억을 잃었으니 잘 모르겠지만 우리 예전부터 진짜 죽이 안 맞았어.”
나는 호기심이 생겨 물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그렇게 원수처럼 지낸 거야?
‘설마 진짜 나 때문이야? 그래서 둘이 그렇게 사이가 안 좋아진 건가?’
소은하는 잠시 눈을 피하며 대답을 망설였다.
“잊었으면 됐어. 어차피 좋은 기억도 아니잖아. 어쨌든 나랑 박윤성은 그냥 서로 마주치지 않는 게 답이야.”
나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속으로는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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