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화
나는 온몸이 굳어버렸고 숨조차 쉴 수 없었다.
박윤성의 거칠게 굳은 손이 내 허리께에 닿더니 살짝 쓰다듬듯 움직였다.
“긴장하지 말고 힘 빼.”
그의 낮은 목소리가 귓가를 간질이듯 속삭였다.
나는 눈을 감고 마치 잠이 든 사람처럼 숨을 죽였다.
그 순간 박윤성이 날 품 안으로 안았기에 허리가 가볍게 들어 올려졌다.
그러고는 아주 낮고 쉰 듯한 그의 목소리가 내 귓가를 스쳤다.
“잠든 척하는 거야?”
나는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내 귀 옆으로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걷어 올리고 귓가에 살짝 입을 맞추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멈췄다.
...
다음 날 아침, 나는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셔츠 단추를 채우는 박윤성의 등을 보며 꾀를 하나 떠올렸다.
“저기 나, 배가 아파...”
갑작스레 말을 꺼내며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고는 입술을 꾹 다문 채 그를 말없이 바라봤다.
“좀 이따가 은하가 오면 나 병원 좀 데려가 달라고 해줘...”
박윤성은 행동을 멈추더니 인상을 찌푸리며 나를 돌아보며 이마에 손을 올렸다.
“갑자기 왜 배가 아파?”
“몰라, 뭔가 잘못 먹었나 봐...”
그 말에 박윤성의 표정이 금세 굳어졌다.
“주방 인원 전부 교체시켜야겠어.”
“아니야, 그럴 필요 없어!”
나는 깜짝 놀라 그의 팔을 붙잡았다. 내 거짓말 하나로 누군가 일자리를 잃는다면 그건 너무 죄스러운 일이었으니까.
“아마 내 몸이 좀 안 맞는 것 같아. 환경도 좀 안 맞고...”
“환경이 안 맞아?”
그가 다시 눈썹을 찌푸렸다.
“며칠째 여기서 잘만 지냈잖아. 그런데 갑자기 안 맞는다고?”
이미 의심이 스치고 있다는 걸 느낀 나는 그의 팔을 놓아버리고 괜히 토라진 척 등을 돌렸다.
“그래, 그럼 그냥 나 혼자 배 찢어지게 아파서 죽어버리면 되겠네...”
박윤성이 손을 내 어깨에 올려 살며시 힘을 주어 나를 돌리려 했지만 나는 재빨리 어깨를 움츠리며 그의 손을 뿌리쳤다.
그러자 뒤에서 그의 낮고 쉰 목소리가 들려왔다.
“송지연, 어리광 좀 그만 부려.”
“어리광 부리는 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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