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6화
양유진은 와락 차를 출발시켰다. 가는 길에 전수현에게 전화를 걸었다.
“사무실에서 빌려둔 룸에서 기다려.”
전수현과 한바탕하지 않으면 속이 풀리지 않을 것 같았다.
거의 회사에 도착했을 때 다시 전화가 울렸다.
“대표님, 육민관에게 미행당하고 계십니다.”
‘육민관이라고?’
양유진은 깜짝 놀랐다.
“얼마나 따라왔어?”
“화신에서 나오실 때부터입니다. 어찌나 조심스러운지 저희가 진작부터 육민관과 양우형을 따라다니지 않았으면 저도 몰랐을 겁니다.”
“알겠어”
양유진은 휴대 전화를 꽉 쥐었다. 얼굴에는 음험한 미소가 떠올랐다.
육민관은 강여름의 명령만 듣는다. 그렇다면 강여름이 자신을 조사하러 붙였다는 말이 된다.
‘날 뭘로 의심하는 거지?
말도 안 돼. 내가 얼마나 조심했는데 대체 어디서 새 나간 거야?’
지금 당장 급한 일은 의심을 벗어나는 일이었다. 다시 전수현에게 전화를 걸었다.
“거기서 기다릴 것 없어. 한동안은 못 만나. 강여름이 의심하고 있어.”
전수현이 참지 못하고 불만을 터트렸다.
“의심할 테면 하라고 해요. 어쨌든 대표님이 이혼할 것도 아니잖아요. 자기가 뭘 어쩌겠어요?”
“네가 뭘 알아?”
양유진이 냉정하게 받았다.
전수현은 양유진의 반응에 울먹였다.
“대표님이 너무 강여름에게 쩔쩔매는 게 마음 아파서 그러죠. 지금 대표님 위치라면 아무도 뭐라고 못할 텐데 그렇게까지 전전긍긍할 거 없잖아요?”
“내 위치가 뭔데?”
양유진이 싸늘하게 웃었다.
“난 지금 그저 추동현의 개에 지나지 않는 처지라고.”
그런 처지라는 것은 비서인 전수현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양유진의 말을 듣고는 속으로 중얼거릴 수밖에 없었다.
‘추동현은 지금 우리나라 최고의 거부이니 그자의 심복으로 곁에 있기만 해도 평생 이인자 자리는 차지할 수 있는 거잖아요.
설마… 추동현의 발밑에 있지 않겠다는 뜻인가?’
그런 생각이 뇌리를 스치자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네가 모르는 일도 있는 법이야. 강여름에게 우리 관계를 들키면 절대로 안 돼. 강여름은… 앞으로 써먹을 데가 따로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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