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0화
“정말 최악의 최면이군요.”
무릎에 놓인 하준의 손이 떨렸다.
“그렇지.”
연 교수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복잡한 눈으로 하준을 쳐다보았다.
“의심 가는 대상이 있다면 그 사람을 가까이 하지 말게. 물론 자네가 최면에 안 걸렸으면 하네. 그냥 자네의 착각이었으면 좋겠구먼”
“고맙습니다.”
하준은 일어서서 연 교수에게 꾸벅 인사를 했다.
******
연구실에서 나온 하준은 바로 운전하지 않고 교정을 거닐었다. 다리가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머릿속은 온통 새하얬다.
모든 것이 자신의 억측이길 바랐다.
‘지안이가 내 뇌를 다 망가트릴 가능성을 알고도 그런 최면을 걸다니….
아닐 거야. 지안이가 그렇게까지 못된 인간은 아닐 거야.’
하지만 모든 게 사실이라면 3년간 보여주었던 그 온화하고 선한 모습을 떠올리니 하준은 목덜미의 솜털이 쭈뼛했다.
‘안 되겠어. 진상을 파야겠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해도 내 기억의 어디에 문제가 생긴 건지는 알아야겠어.’
하준은 바로 비행기 표를 사서 동성으로 향했다. 이 일은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 어려서부터 굳게 믿었던 지안이에게도 당했는데 이제 누굴 믿을 수 있겠는가?
******
비행기가 동성에 착륙하자 최란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언제 출근할래?”
“저 지금 동성입니다.”
“뭐라고?”
최란이 불같이 화를 냈다.
“오늘 가디언그룹 이사장 만난다고 어제 얘기 다 했잖니? 지금 온 나라의 재벌들이 가디언이랑 협력을 못 해서 난리인데 넌 말도 없이 동성은 왜 갔어? 대체 뭐 하는 짓이니?”
“중요한 볼일이 있어서요.”
하준이 낮은 소리로 답했다.
“대체 이거 보다 중한 일이 뭐가 있어? FTT보다 더 중요한 일이란 말이니?”
최란은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었다.
“네.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하준은 다시 강조했다.
최란은 대체 하준이 무슨 소리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난 몰겠다. 일 마치면 최대한 빨리 돌아와라. 네가 나한테 회사를 맡겨 놔서 지금 매일 미친 듯이 일하고 있다고. 이러다 내가 과로사하길 바라는 게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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