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9화
“걸어. 이 시간이면 할머니 전화기 꺼놓고 주무실 시간이거든.”
하준이 의기양양하게 말하면서 여름을 와락 안았다. 왼손으로는 여름의 배를 문질렀다.
“어디 보자. 오늘 우리 아기들은 얼마나 컸나?”
“아니 이제 6~7주 된 아기들이 뭐 만져진다고.”
여름은 어이가 없어서 하준을 밀어냈다.
“가요. 난 잘 거야.”
“아까 물어본 거 대답 안 해줬잖아.”
하준이 눈빛을 빛내며 여름을 쳐다봤다.
“누가 우리 아기들 이모가 돼 주냐고? 임윤서는 영 머리가 영리한 것 같지는 않으니 별로고, 백소영이면 더 동의할 수 없고….”
“최하준 씨, 오밤중에 와서 지금 나랑 싸우자는 거예요?"
여름은 화가 나서 베개를 집어 던졌다.
“애는 내가 낳을 거니까 누가 이모가 되던 내 문제지. 한 번만 더 시끄럽게 굴면 다 그만둘 거야.”
“뭐라고?”
하준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말이라고 아무 말이나 막 하면 안 되지. 아기가 아직 요만하다고 해도 우리 하는 말 다 들릴 텐데. 우리 아기들 기분이 어떻겠어?”
여름은 임신으로 인해서 쉽게 흥분되기도 하고 우울해지기도 했다. 하준에게 지적질을 당하자 갑자기 감정을 억누를 수가 없었다.
“누가 막 그렇게 자극하라고 했나? 당신이 나랑 다시 같이 살고 싶다면 이제 내 친구도 다 받아줘요.”
하준은 여름이 울자 당황해서 어쩔 줄 몰랐다.
“알았어, 알았어. 울지마.”
여름은 그치기는커녕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당신이 뭔데 내 친구를 두고 마음에 드니 안 드니 그래? 송영식은 머리가 좋아? 내가 보기에는 무식하던데. 이주혁은 완전 여자만 밝히는 바람둥이고. 당신 친구도 괜찮은 사람 하나도 없던데.”
“……”
하준은 여름의 팩트 폭격에 놀라서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원래라면 이렇게 여름이 자기 친구를 모욕하면 화가 나야 정상인데 눈물을 뚝뚝 흘리는 여름을 보니 그저 마음이 아파서 견딜 수가 없었다.
“울지 마. 울면 아기한테 안 좋아.”
“울 거야. 누가 오밤중에 내 방에 들어와서 나랑 싸우래? 나도 밤에 가만히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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