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6화
백지안은 하준의 옆 모습을 바라보았다.
‘아무리 어두운 곳에서 봐도 저 콧날과 턱선은 여전히 또렷하구나. 이 남자는 아무래도 내가 다시 찾아와야겠어.’
“준, 뭐 하나 부탁해도 될까? 영하를 이제 좀 풀어줘.”
“왜? 네가 이제 회사 가져 가게?”
“그런 건 아니지. 난 이제 내 일하기도 바쁜데 회사 관리할 시간이 어디 있어?”
백지안이 쓴웃음을 지었다.
“우리 아빠 심장병도 재발했는데 소영이는 감옥까지 갔잖니? 그래도 우리 아빠가 회사를 엄청 아끼셨는데 회사까지 없어지면 정말 무너지실 것 같아서 그래.”
하준의 눈에 따스함이 스며들었다.
“너 외국에서 그 고생을 하는 동안 네 아버지가 널 그렇게 모질게 대했는데도 넌 참 여전하구나.”
“아버지가 나에게 어떻게 하는지야 아버지의 일이고, 난 그냥 딸로서 내가 할 도리를 해서 내 양심에 걸리지만 않으면 돼.”
백지안이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어른이 되었는데도 오빠가 아직 저러고 하릴없이 돌아다니는 것도 좀 그래서, 내가 예전처럼 그러고 사고 치지 않게 딱 잡아서 사람 좀 만들어 보게.”
백윤택 이야기가 나오니 하준은 혐오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래, 인간 만들긴 해야지.”
백지안이 갑자기 하준을 보며 웃었다.
“난 한참은 설득해야 할 줄 알았는데 이거 너무 쉽게 넘어 오는걸?”
“난 너에게 빚진 게 있잖아.”
하준이 말했다.
“없어. 넌 나한테 빚 같은 거 진 적 없어.”
백지안이 고개를 숙이고 술잔을 들여다보며 나지막이 말했다.
30분 뒤, 하준과 백지안은 함께 위층으로 올라갔다.
컴컴한 펍 구석에서 양유진이 걸어 나오더니 손에 든 사진을 보며 사악하게 웃었다.
오후에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는데 갑자기 양유진에게 저녁에 이 펍으로 오라는 수신자 불명의 문자가 왔었다.
“강여름, 보아하니 이제 네 처지가 점점 더 위태롭게 되는 것 같구나.”
양유진은 톡으로 여름에게 사진을 보냈다.
-저녁에 친구랑 ‘Ever After’라는 펍에서 술 한잔하다가 이 둘 사람이 펍 2층의 룸으로 들어가는 걸 봤습니다. 여름 씨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