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3화
백지안은 은연 중에 컵을 든 손에 힘이 꽉 들어갔다. 그러더니 갑자기 기침을 쿨럭쿨럭했다.
“괜찮아? 아직 목이 불편한 거 아니야?”
손영식이 얼른 다정하게 물었다.
여름도 얼름 물었다.
“어머나, 아직 상처가 다 안 나은 거 아닌가요? 아직 불편하면 집에서 쉬시는 게 좋았을 걸.”
“말 다 했습니까?”
송영식이 도저히 못 참겠다는 듯 위협했다.
“하준이 치료하다가 다친 건데 하준이 와이프로서 지안이에게 고맙지도 않습니까? 뭐 그렇게 밑도 끝도 없이 사람이 속이 꼬였어요?”
여름은 억울하다는 듯 입을 비죽 내밀었다.
“송 대표, 말을 왜 그렇게 하죠? 그날 저에게 하준 씨랑 백지안 씨는 아직 감정이 남아 있다면서 저더러 아내 자리 내놓으라느니 그랬잖아요? 그런데 내가 뭘 고마워 하죠? 다 자기가 스스로 너무 원해서 하는 일인데.”
여름의 말이 떨어지자 송영식이 눈에 띄게 당황했다. 여름을 잡아먹기라도 할 것처럼 노려보았다.
이지훈과 최하준은 동시에 안색이 확 바뀌었다. 특히나 하준은 얼굴에 분노의 기색이 역력했다.
“송영식, 언제 우리 여름이에게 그 따위 소릴 했어?”
“영식아, 왜 그런 소릴 했어?”
백지안은 바로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진작에 얘기했잖아. 나랑 하준이는 이미 지나간 관계라고.”
“됐다, 됐어. 다 내 잘못이다. 난 화장실 좀 다녀올게.”
송영식은 의자를 박차고 일어서서 나가버렸다.
“
내가 가서 얘기 좀 해볼게.”
백지안이 급히 따라나갔다.
하준은 얼굴에 짜증이 가득했다. 굳이 여름에게 같이 가자고 끌고 나온 것이 후회스러웠다.
“여보, 영식이가 그 따위 소릴 했다고 왜 나한테 말 안 했어? 내가 알았으면 진작에 가만 안 뒀을 텐데.”
“그러게. 서머, 영식이가 뭘 잘 몰라서 그러니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말아요.”
이지훈이 화제를 바꿔보려고 했다.
“우리 당구나 한 판 할래요?”
여름이 끄덕였다.
“좋아요.”
여름과 이지훈이 당구대로 걸어가자 하준이 걱정했다.
“임신했는데 당구 같은 거 쳐도 될까? 그냥 내가 대신 칠 테니까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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