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7화
박수연은 믿지 못하겠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말도 안 돼! 아빠, 오빠한테 말해 줘. 아빠가 좋아하는 건 엄마뿐이라고, 맞지?”
하지만 뒤에서는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작은 아이가 뒤돌아보니 아빠는 어느새 자리를 떠나고 없었다.
화장실 세면대 앞.
심민아는 손에 물을 적셔 옷에 묻은 생크림을 닦아내고 있었다.
생크림이 검은 드레스 위에 흩어져 있었고 그녀의 새하얀 목덜미와 가슴 부근까지 크림이 묻어 있었다.
그때, 갑작스레 등 뒤에서 박진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옷 갈아입어야겠네요.”
깜짝 놀란 심민아가 돌아보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그냥 좀 닦으면 돼요.”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남자의 손이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
“내가 도와줄게요.”
박진호의 손가락은 길고 섬세했다.
그 손끝이 그녀의 피부를 스치자 심민아의 심장은 제멋대로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그는 고개를 숙이고 뜨거운 숨결을 그녀의 목덜미에 불어넣었다.
“케이크, 맛있었어?”
“꽤 맛있었던데요.”
그가 가까이 다가온 탓에 그녀는 숨조차 쉬기 어려웠고 달아오르는 열기에 머릿속은 점점 흐려졌다.
“나도 맛 좀 봐도 될까요?”
그의 깊고 짙은 눈빛이 그녀 목덜미의 크림에 고정되어 있었다.
그 눈빛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본능적인 갈망이 깃들어 있었다.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고 심민아는 손끝으로 목덜미의 크림을 살짝 찍어 입술에 발랐다.
그러고는 두 손으로 그의 넥타이를 잡아당겨 고개를 숙이게 한 뒤 그 크림이 묻은 입술로 그에게 입 맞췄다.
두 사람의 입술에서 크림이 섞이며 달콤하게 녹아내렸다.
하지만 박진호가 더 맛볼 새도 없이 그녀는 그를 밀어냈다.
“박 대표님, 어때요?”
여자가 눈꼬리를 살짝 치켜올리며 물었다.
입술에는 아직 크림이 조금 남아 있었고 그 모습은 강렬한 유혹 그 자체였다.
도발인지, 유혹인지 분간할 수 없는 그 모습에 박진호의 목젖이 움찔거렸고 온몸에 강렬한 열기가 치밀어 올랐다.
그는 한 손으로 심민아를 들어 올려 세면대 위에 앉히고 허리를 감싸안은 채 귀가에 속삭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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