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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화

병실 안. 침대에 반쯤 기대앉은 강소라의 얼굴은 극도로 창백했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뻔뻔하게 굴던 그녀는 이제 볼이 움푹 꺼지고 입술은 푸르스름하게 질려 있었다. 그 앞에 정갈한 블랙 미니 드레스를 입은 심민아가 조용히 문을 열고 들어섰다. “심민아 씨.” 강소라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 하지만 심민아는 대꾸도 없이 하얀 국화 한 다발을 그녀 품에 턱 밀어 넣었다. “할 말 있으면 빨리해. 곧 숨 끊어질 텐데 늦으면 마지막 유언도 못 남긴다.” 그 말에 강소라의 얼굴이 일그러졌고 품에 안긴 국화를 내려다보며 이를 악문 채 말했다. “누가 병문안에 국화를 들고 오냐! 제삿날도 아닌데!” 하지만 심민아는 미동도 없이 그녀를 내려다볼 뿐이었다. 강소라는 숨을 고르며 이를 악물었다. “너 지금 아주 신났을 거야. 심하 그룹은 다시 네 손에 들어왔고 우린 파산에 빚더미에 앉아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하는 쓰레기 신세가 됐어.” “우주 그룹이 망하던 날, 너희 남편의 정체도 까발려졌고 넌 모두가 부러워하는 사모님이 됐지.” “하지만 나는...” 그녀의 목소리가 점점 떨리기 시작했다. “나는 그날 밤, 방성훈한테 맞아서 유산했어. 그것도 기자들, 명사들 보는 앞에서 말이야.” “수술실에서 겨우 살아났는데, 의사가 그러더라. 이젠 두 번 다시 아이를 가질 수 없대.” 강소라의 눈엔 분노와 절망, 그리고 뼛속까지 스민 질투가 뒤섞여 있었다. 입술을 꾹 깨문 그녀는 고개를 들었다. “나, 이미 벌받을 만큼 받았어. 이제 방성훈은 너한테 돌려줄게.” “그 대신 박수연이 내 딸한테 골수 이식 좀 해줬으면 해. 그 아이는 내 인생 전부야.” 강소라의 눈물은 멈출 줄 몰랐다. “당신도 엄마잖아. 아픈 게 당신 딸이었다면 당신도 나처럼 뭐든 했을 거잖아. 제발... 내 처지도 이해해 줘.” 그러나 심민아의 표정은 단단히 얼어붙어 있었다. “네 지금 상황은 네가 자초한 거야. 넌 단 한 순간도 ‘피해자’였던 적 없어.” “그리고 나는 너한테 아무런 의무도 빚도 없어. 있다 해도 내 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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