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8화
박진호의 단정하면서도 잘생긴 얼굴을 올려다보며 술에 취한 심민아는 괜스레 고집을 부렸다.
“진호 씨, 나한테 빌면... 생각해 볼게.”
박진호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제발. 여보.”
그 한마디에 심민아는 더 이상 주체하지 못하고 먼저 그를 끌어안고 입을 맞췄다.
손은 두서없이 그의 가슴과 복근 위를 헤매었고 몸에 걸친 원피스는 이미 허리까지 흘러내려 있었다.
박진호의 입술이 점점 아래로 내려가자 심민아는 저도 모르게 몸을 살짝 떨었다.
두 사람의 몸이 더욱 밀착되자 심민아는 참지 못하고 그의 어깨를 깨물며 낮고 얇은 신음을 흘렸다.
길은 멀었고 차는 느리게 달렸다.
집에 도착했을 땐 심민아는 이미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박진호는 코트로 그녀를 감싸고 조심스레 안아 올려 방으로 데려간 뒤, 그녀의 몸을 닦아주고 잠옷으로 갈아입혔다.
그 순간, 술기 어린 그녀의 입에서 무심코 잠꼬대가 흘러나왔다.
“방성훈...”
그 한마디에 박진호의 눈빛에서 온기가 싸늘하게 가셨다.
그는 침대 곁에 쪼그려 앉아 심민아의 얼굴을 매만지며 낮게 물었다.
“당신 갑자기 날 찾아오고 잘해주고 그런 게 혹시 다른 목적이 있어서야?”
취기와 차 안에서의 체력 소모로 심민아는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채 흐릿하게 중얼거렸다.
“맞아.”
찬물을 끼얹은 듯 박진호는 그대로 얼어붙었다.
침대 머리맡 조명이 그의 그림자를 길게 드리웠고 외로운 실루엣은 어둠 속으로 스며들 듯 사라졌다.
‘역시 다른 의도가 있었던 거야. 그런데 뭘 노린 걸까? 자율주행 기술?’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조용히 방을 나갔다.
문이 닫히는 순간, 뒤척이던 심민아는 작게 몸을 돌리며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진호 씨, 눈치챘구나... 맞아, 내가 노린 건 바로 당신의 마음이야.”
“당신이 그 첫사랑을 이제는 잊고 나를 사랑해 주길 바랐는데...”
다음 날 아침
심민아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감싸며 깨어났다.
전날 밤, 차 안에서 박진호와 얽혀 있던 꿈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그는 그녀에게 애원했고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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