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6화
작은 아이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모든 시선이 정지안에게 쏠렸다.
“무슨 말이야, 수연아. 내가 너한테 무슨 거짓말을 했다고 그래?”
정지안은 주변의 시선에 눌려 순간 마음이 흔들렸다.
박수연은 통통한 볼을 부풀리고 입술을 쭉 내밀며 단단히 화가 난 표정으로 말했다.
“지안 이모, 이모가 말했잖아요. 내가 말 잘 들으면 엄마가 나쁜 아저씨랑 도망가지 않을 거라고.”
“또 이모가 그랬어요. 내가 골수를 기증하면 엄마가 나를 불쌍하게 여겨서 나랑 아빠 곁에 남아 있을 거라고. 그런데 지금은 모두가 엄마를 오해하게 만들고 엄마를 힘들게 하고 있어요.”
“이모는 날 속였어요. 엄마랑 아빠 사이를 이간질하려고 한 거잖아요!”
집안에서 말문이 트인 유일한 막내아이가 입을 열자 단 세 문장으로 사건의 전말이 낱낱이 드러났다.
정지안은 박수연이 단순하고 잘 속는 아이라고 여겼다.
심민아만 끌어들이면 뭐든지 말을 잘 들을 줄 알았다.
하지만 그녀는 몰랐다. 박수연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바로 심민아라는 것을.
아무리 본인이 힘들고 억울해도 엄마가 상처받고 아파하는 건 절대 견딜 수 없는 아이였다.
“진호 오빠, 내 말 좀 들어봐요.”
정지안은 당황해 어쩔 줄 몰라 했다.
“나도 급해서 그랬어요. 그래서 멍청한 방법을 택한 거예요. 방성훈 씨가 해외로 가는 비행기 티켓 세 장을 예약했더라고요. 민아 언니를 데리고 도망가려는 거예요. 아이 둘이 엄마를 잃을까 봐, 그래서 아이를 이용할 생각을... 아!”
하지만 변명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머리카락이 거칠게 잡힌 채 정지안은 수술대 위에 머리가 세게 찍혔다.
눈앞이 아찔해지는 가운데 정지안은 심민아의 손에 들린 수술칼이 손끝에서 빙글 돌며 자신의 머리 위로 올라오는 걸 봤다.
“이런 허접한 거짓말이랑 변명은 대체 어떻게 생각해냈어요? 정지안 씨, 진심으로 궁금해요. 그쪽 머릿속엔 대체 뭐가 들었는지. 한번 갈라서 들여다볼까요?”
심민아 손에 쥐어진 은빛 수술칼은 조명 아래에서 차가운 광채를 뿜었다. 보는 사람조차 오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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