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9화
“만약 그때 내가 경찰을 조금만 더 일찍 데리고 갔더라면 그 아이는 죽지 않았을지도 몰라.”
그녀는 아직도 그 시간 속에 갇혀 있었다.
수없이 반복되는 악몽 속에서 그녀는 늘 그 소년이 눈앞에서 죽는 순간을 마주했고 어떤 방법을 써도 끝내 그를 구할 수 없었다.
죄책감과 자책감, 무력함이 파도처럼 밀려와 그녀를 집어삼켰다.
그날 이후로, 그녀는 단 한 번도 편히 잠든 적이 없었다.
아버지는 그녀를 위해 수많은 유명 심리치료사를 찾아다녔지만 아무런 효과도 없었다.
그런 그녀가 마침내 평온을 되찾은 건 박진호를 만나고 나서부터였다.
그는 그녀의 기억 속에 존재하던 그 소년과 똑같이, 아름답고도 외로운 눈동자를 가지고 있었다.
그날 이후로, 악몽은 더 이상 그녀를 괴롭히지 않았다.
소라희가 따뜻한 죽을 들고 병실로 돌아왔을 때, 심민아는 이미 떠난 뒤였다.
침대에 기대어 앉아 있는 임미정의 손엔 담배가 들려 있었고 얼굴은 굳어 있었다.
“미정 씨, 의사 선생님이 담배는 안 된다고 했잖아요. 좀 줄이세요.”
소라희는 그녀의 손에서 담배를 빼앗았다.
임미정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소라희는 죽을 한 숟가락 떠서 그녀의 입 앞으로 가져갔다.
“그리고 박 대표님 본가 쪽에서 우리가 박 대표 열 살 때의 납치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는 걸 눈치챘어요. 더 조사하면 임씨 가문에 큰 피해를 입을 거라며 경고도 보내왔고요.”
임미정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그녀는 소라희가 떠준 죽을 받아먹으며 입을 열었다.
“알았어요. 이제 그만 손을 떼죠.”
박씨 가문의 반응을 보면, 열 살 때의 납치 사건은 생각보다 단순한 일이 아니었다.
소라희가 문득 궁금하다는 듯 조심스럽게 물었다.
“근데 미정 씨, 박 대표의 첫사랑은 누구예요?”
임미정은 잠시 시선을 피했다.
“심민아예요.”
처음엔 단지 짐작에 불과했지만 박씨 가문의 경고는 그 추측을 명확히 확인시켜 주었다.
심민아와 함께 납치되었던 그 소년은 분명히 박진호였다.
하지만 임미정은 여전히 이해할 수 없었다.
‘박씨 가문처럼 재력 있는 집안이 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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