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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1화

초보 경찰은 할 말을 잃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애초에 그 번호에 전화하지 말걸!’ 차 밖에서는 사람들이 불안에 떨며 추운 날씨 속에서도 간절히 두 손을 모았다. 올해 새해 소원만큼은 모두의 의견이 일치했다. ‘부디 박 대표님과 사모님이 빨리 화해하시길...’ 차 안의 공기는 한없이 차갑고 얼어붙어 있었다. 심민아는 굳게 닫힌 채 잠금까지 걸린 차 문을 보며 박진호에게 차갑게 물었다. “아직 볼일이 남았어?” 박진호는 그녀의 이마에 난 붉은 상처를 바라보며 모든 저항을 포기한 듯 담담히 말했다. “나랑 회사에 가자. 자율주행 기술 줄게.” 사실 그에게 자율주행 기술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가 간절히 원하는 건 언제나 오직 그녀 하나뿐이었다. 그 기술을 붙잡고 있던 것도, 단지 그녀를 옆에 두기 위한 핑계에 불과했다. 처음엔 그저 그녀를 곁에 둘 수만 있다면 냉정하게 모든 걸 감수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그럴 수 없었다. 아내가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는 미칠 듯이 달려왔고 상처 입은 그녀의 모습을 보자 심장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육해인의 말이 맞았다. 심민아가 목숨을 내놓으라 하면 박진호는 기꺼이 두 손으로 바쳤을 것이다. 자율주행 기술은 그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진호 씨, 지금 그 말은 오늘 이 사고가 내가 그 기술을 받아내려고 꾸민 자작극이라는 말이야?” 심민아는 정말로 화가 나 있었지만 박진호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는 사고 현장에 달려오던 길에 받은 방성훈의 전화를 떠올렸다. 방성훈은 도발하듯 말했다. 심민아가 이미 그와 함께 수벨론으로 떠나기로 했으며 그의 딸 방서현을 딸로 인정하기까지 했다고. 쾅! 차 문이 거칠게 닫혔다. 화가 잔뜩 난 심민아가 빠르게 차를 벗어나는 모습을 보며 차 밖에서 둘러싸고 있던 간부들은 모두 절망에 빠졌다. 잠시 후 다시 문이 열리자 숨 막히는 압박감이 몰려왔다. 박진호의 싸늘한 얼굴에 누구도 말을 꺼낼 엄두를 내지 못했다. 침묵을 깬 것은 결국 초보 교통경찰이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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