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7화
방성훈은 수벨론으로 가는 가장 이른 비행편을 예약했다. 원래 출발 예정 시간은 8시 30분이었지만 그는 이미 아침 6시에 공항에 도착해 있었다.
탑승 수속 마감 시간이 다가오는데도 심민아가 나타나지 않자 그는 점점 초조해졌다.
“아빠, 이제 그냥 가요.”
옆에서 방서현이 짜증 섞인 목소리로 재촉했다. 방서현은 이미 자율주행 기술을 손에 넣었으니 심민아는 더 이상 이용 가치가 없다고 여겼다. 왜 아빠가 끝까지 심민아를 함께 데려가려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조금만 더 기다려 보자.”
방성훈은 티켓을 움켜쥐고 초조한 눈빛으로 계속 입구 쪽을 응시했다. 다시 전화를 걸어보았지만 심민아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제 정말 포기하려던 순간, 마침내 심민아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가 공항에 나타나자마자, 주변에서 바쁘게 움직이는 척하던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그녀에게로 쏠렸다.
위장 차림을 한 육해인은 커피를 마시며 곁에 서 있는 검은색 코트에 선글라스를 쓴 박진호를 힐끗 바라봤다.
“지금이라도 공항 폐쇄하려면 늦지 않았어.”
그들은 이층 탑승 대기실에 있었고 아래층 상황이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이번엔 말리지 않겠다고 했잖아.”
박진호의 얼굴은 침착해 보였지만 그가 움켜쥔 손 때문에 커피잔이 이미 찌그러져 있었다.
다른 쪽에서는 임미정과 소라희도 숨죽이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심민아 씨 왔어요.”
소라희의 목소리엔 기대감이 묻어났다. 솔직히 그녀는 심민아가 방성훈과 함께 떠나길 내심 바라고 있었다. 그래야 임미정의 관심을 조금이라도 받을 수 있을 테니까.
그러나 임미정은 어느새 미간을 깊게 찌푸리고 있었다. 어떤 방법을 쓰든 그녀는 절대로 심민아를 보내지 않을 생각이었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박지훈이 단단히 굳은 얼굴로 말했다.
“이게 그 여자가 나한테 보여주겠다던 재밌는 구경인가? 자기가 어떻게 도망치는지 지켜보라는 거였어?”
멀지 않은 곳의 의자 뒤에 숨은 박수연도 조용히 엄마와 나쁜 아저씨 쪽을 응시하고 있었다.
“엄마가 말했잖아. 진짜 쇼는 아직 시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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