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9화
뚱보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이 여자, 일부러 이러는 것 같은데?'
“으으으...”
방성훈이 입안 가득 피를 흘리며 뭔가 웅얼거렸지만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때 심민아가 짐짓 애처로운 눈빛으로 말했다.
“이제 그만 성훈 씨 이빨 뽑지 마세요. 제가 비밀번호 알려드릴게요. 비밀번호는 18... 18.”
비밀번호를 말하는 동안 그녀의 시선은 계속 방성훈을 향하고 있었다. 뚱보는 아무리 생각해도 욕을 먹은 기분이었지만 심민아가 알려준 비밀번호대로 '1818'을 입력했다. 비밀번호가 풀렸고 USB 메모리의 폴더가 열렸다. 뚱보는 단번에 '자율주행 기술'이라는 이름의 파일을 발견했다.
주변에 있던 부하들도 화면에 시선을 고정한 채 숨죽였다. 전 세계가 열광하는 기술, 700억짜리 자율주행 기술이 대체 어떤 모습일지 모두의 기대가 최고조에 달한 순간이었다. 파일이 열리는 순간 화면에는 한 동영상이 재생되었다.
영상의 배경은 연구실이었다. 하얀 가운을 입은 연구원들이 진지하게 무언가를 토론하는 듯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화면은 곧 전혀 다른 장면으로 바뀌었다. 갑자기 애니메이션 화면이 등장하며 경쾌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안녕! 난 핑크퐁이야...”
뚱보의 머리 위로 물음표가 가득 떠올랐다. 그때 부하 하나가 뒤에서 소리쳤다.
“저 이거 알아요! 이거 '핑크퐁'이에요!”
뚱보는 믿을 수 없었다.
“10기가가 넘는 파일이 어떻게 전부 이런 게 들어있어? 말도 안 돼!”
하지만 뚱보의 말대로 10기가가 넘는 용량은 모두 애니메이션 영상으로 가득 차 있었다.
“젠장, 방성훈 이 새끼가 감히 날 가지고 놀아?”
뚱보는 참지 못하고 방성훈의 옷깃을 잡아 바닥에 내동댕이친 뒤 거세게 때리기 시작했다.
“나 아니에요!”
방성훈이 필사적으로 변명하려 했지만 심민아가 그 팔을 붙잡으며 걱정하는 척 설득에 나섰다.
“성훈 씨, 자율주행 기술을 욕심냈던 건 알아요. 외국 기업이랑 얘기도 끝났고 700억 받기로 한 것도 다 알고 있어요. 하지만 돈보다 성훈 씨 목숨이 더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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