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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6화

하수빈의 눈빛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그는 조용히 손을 빼내며 겉으로는 신사적인 미소를 지었지만 그 속에는 분명한 불쾌감이 배어 있었다. 그럼에도 하수빈은 강소라의 말을 부정하지는 않았다. “하 대표님 사모님 되게... 개성 있으시네요.” 사람들은 마땅히 할 말이 없어 그저 애매한 말로 넘기는 수밖에 없었다. 그때였다. 웅성이는 소리 속에서 누군가 외쳤다. “박 대표님 도착하셨습니다!” 사람들의 시선이 입구로 쏠렸고 777마 7777 번호판을 단 리미티드 롤스로이스가 천천히 멈춰 섰다. 문이 열리자 박진호가 심민아의 손을 잡고 부축하며 차에서 내렸다. 순식간에 모두의 시선이 두 사람에게 집중됐다. 심민아는 허리 라인을 강조한 빨간색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잡티 하나 없는 뽀얀 피부 위로는 과한 장신구 없이 깔끔한 다이아 귀걸이 한 쌍만이 은은하게 빛났고, 길게 풀어 내린 머릿결은 그녀의 우아함을 한층 더 살려주었다. 기품과 매혹을 겸비한, 그야말로 눈길을 사로잡는 자태였다. 맞은편에 선 박진호는 맞춤 수트를 완벽히 소화한 모습이었다. 짧게 올린 검정 머리에 흐트러짐 없는 정장 차림, 냉철한 듯 오만한 분위기까지 더해져 단숨에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 둘이 함께 서 있는 걸 본 사람들은 ‘이보다 잘 어울릴 수는 없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차량들이 하나둘씩 더 도착하기 시작했다. 임연 그룹의 대표 임미정은 비서 소라희를 대동해 나타났고 윤화 그룹 대표 육해인도 모습을 드러냈다. 곧이어 성일 그룹의 도련님 정민우와 그의 여동생 정지안도 행사장에 들어섰다. 이들의 등장은 그 자체로도 화제를 모았지만 이 셋이 한자리에 모이자 마치 경안시 재계의 권력 상층부가 총출동한 듯한 분위기가 형성됐다. 주변의 시선도 자연스럽게 이들에게 향했다. 육해인은 가볍게 박진호의 목에 팔을 걸며 익살스럽게 말했다. 하지만 그의 시선은 심민아와 박진호가 마주 잡은 손끝에 머물러 있었다. “오늘은 우리 같은 들러리들 다 조용히 빠져야겠다. 둘이 이렇게 달달하게 붙어 있으니까 민망해서 얼굴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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