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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8화

호화롭게 꾸며진 본관의 메인 홀에는 이미 귀빈들로 자리가 가득 메워져 있었다. 좌석은 신분과 위계에 따라 명확히 구분돼 있었고 최상단의 중심에는 박진호, 정민우, 임미정, 황민욱, 하수빈, 그리고 박진운이 나란히 앉아 있었다. 그 뒤를 경안시 유력 가문들이 따라 배치되어 자연스럽게 지역 재계의 서열이 눈앞에 펼쳐졌다. 이날 경매사의 역할은 황기연이 맡았다. 경매가 시작되자, 고가의 골동품과 명품 장신구들이 하나둘 무대 위로 오르기 시작했다. 참가자들은 번호판을 들어 호가를 외치며 열기를 더했고 점점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강소라는 이런 자리에 참석하는 것이 거의 처음이나 다름없었다. 과거 방성훈과 함께였을 때도 그는 단 한 번도 이런 자리에 그녀를 데리고 나온 적이 없었다. 그녀의 눈동자에 반짝임이 떠오르는 걸 눈치챈 하수빈이 가볍게 와인을 홀짝이며 말을 건넸다. “마음에 드는 거 있어?” 강소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골동품에 대한 조예는 없었지만 무대에 오르는 보석 중 일부는 눈길을 사로잡을 만큼 매력적이었다. 하수빈은 손가락으로 와인잔의 얇은 스템을 느긋하게 굴리며 한껏 여유로운 말투로 중얼거렸다. “갖고 싶으면 입찰해. 얼마든지. 돈 걱정은 하지 마.” 마침 희귀한 피전 블러드 루비 반지가 무대에 올랐다. 강소라는 바로 번호판을 들었다. 그녀가 처음 입찰자로 나서자 황기연은 곧바로 설명을 보탰다. “이번 출품작, 피전 블러드 루비 반지. 시작가 4억 원입니다. 하씨 가문 사모님께서 4억 원 불러주셨습니다. 4억 원, 1차!” ‘하씨 가문 사모님.’이라는 그 한마디에 강소라는 얼굴이 화사하게 물들었다. 이런 자리는 단순한 경매장이 아니었다. 누가 무엇을 입찰하느냐보다 누가 그것을 입찰했느냐가 훨씬 더 중요한 곳이었다. 그리고 그 누구도, 재계 실세 하수빈의 여자가 노린 물건을 감히 탐낼 수 없었다. 여러 가문의 부인들 역시 그 반지에 눈길을 두고 있었지만, 하수빈의 존재가 부담스러웠는지 누구 하나 선뜻 경쟁에 나서는 이가 없었다. 강소라는 그 분위기를 온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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