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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2화

경안시에서 이 두 사람을 모르는 이는 없었다. 재계 2세 중에서도 독보적인 존재 박진호와 황 회장의 손자로 떠오르는 차세대 실세 황민욱이 같은 경매장에서 정면으로 맞붙는 모습은 그 자체로 전설이었다. “야, 박진호! 너 대체 왜 자꾸 내 앞에 알짱거리는 건데? 이 목걸이는 내가 찜한 거라고!” 황민욱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박진호를 향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그러나 박진호는 감정을 꾹 눌러 담은 채 차갑고 낮은 목소리로 경고를 날렸다. “황민욱, 이 물건은 내게 아주 중요해. 지금처럼 계속 소란 피우면 네 할아버지 체면이고 뭐고 더는 안 봐줘.” “함부로 우리 할아버지를 입에 올리지 마!” 황민욱은 분을 이기지 못하고 주먹을 불끈 쥔 채 박진호 쪽으로 다가가려 했다. 그러나 그가 한 걸음 내딛기도 전에 누군가가 그 앞을 가로막았다. 심민아가 서빙 트레이에서 집어 든 와인 한 병을 손에 들고 있었다. 그 자세만으로도 충분히 위압감이 있었다. 차가운 눈빛 속에 박진호를 지키겠다는 결연함이 담겨 있었다. 황민욱은 심민아의 눈빛만으로도 모든 걸 알아챘다. 더 한발 다가가면 심민아가 서슴없이 와인병을 들어 그의 머리에 내리칠 거라는 걸 말이다. “씨X... 너한테 중요한 물건이라고? 웃기지 마. 나한테도 중요하거든?” 황민욱은 격분한 채 소리를 질렀고 말끝엔 뭔가 더 얹으려 했다. “그 목걸이는 소라...” 하지만 그 말이 다 끝나기 전에 소라희가 다급하게 황민욱을 불렀다. “황 대표님! 그만하세요. 더 이상 엉뚱한 말 하지 마세요.” 그녀의 목소리는 당황스러움과 불안으로 떨려 있었다. 황민욱이 말을 이어가다가는 그녀가 꾸미려 했던 일들이 드러날까 두려웠다. 임미정은 소라희에게 그 목걸이에 손대지 말라고 분명히 말했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 경고를 어기고 욕심을 부렸고 황민욱을 끌어들였다. 게다가 이 상황은 황민욱과의 관계까지 탄로 날 위기였다. 항상 멍청하고 생각이 단순했던 황민욱은 오늘따라 이상하게 눈치가 빨랐다. 그는 박진호의 싸늘한 눈빛, 소라희의 불안한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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