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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2화

원창욱의 전화는 길지 않았다. 고작 43초 남짓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그 짧은 몇십 초는 심민아에게 있어 그 어떤 날카로운 말보다 잔인했고 그 어떤 침묵보다 무거웠다. 원창욱은 심태호를 죽인 사람이 박진호일 거라고 했다. 박진호에게는 첫사랑이 있었고 그 여자는 심태호 때문에 두 다리를 잃었다고 했다. 그래서 박진호가 그에 대한 복수로 심태호를 죽였을 거라고 단정을 지었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그는 박진호가 심민아를 선택한 이유마저 말했다. 사랑해서가 아니라 그저 ‘남편’이라는 타이틀을 등에 업고 심하 그룹의 무인 주행 기술을 손에 넣기 위해서였다고 했다. ... 그 말들은 마치 사람을 깊은 바닷속으로 끌어당기는 거센 파도처럼 밀려왔다. 심민아는 이미 탈진한 상태였다. 더는 버틸 힘도 허우적거릴 의지도 남아 있지 않았다. 결국 그녀는 거의 도망치듯 추모공원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그 입구에서 박진호를 보았다. 온몸이 상처투성이에 피범벅이 된 그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계단 아래로 흘러내린 선홍빛 핏자국도, 눈빛 속에 감춰지지 않는 두려움과 그녀를 향한 애틋한 걱정도 한눈에 보였다. 뒤늦게 두 사람이 서로를 마주 보고 있는 모습을 본 육해인이 조용히 그 뒤를 따라 계단 위로 올랐다. ‘민아 씨도 대충 눈치챘겠지... 심태호 회장님이 돌아가셨다는 걸 알게 됐을 거야...’ 그는 혹시 그녀가 박진호를 다치게 하진 않을까 걱정됐다. 그토록 다급하게 그녀를 찾으러 온 박진호에게 상처를 입히진 않을까 불안해졌다. 그리고 박진호가 감당하지 못할 충격에 무너지진 않을까 두려웠다. 그날 밤, 박진호는 이미 마음의 준비를 끝낸 상태였다. 이 모든 진실을 직접 그녀에게 건넬 각오로, 그 누구보다 먼저 이곳에 도착해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심민아의 눈가에 맺힌 눈물을 본 순간, 그 창백한 얼굴 위로 흐르는 눈물을 본 순간, 그의 가슴은 송곳으로 후벼파듯 찢겨나갔다. ‘역시 아프네...’ 그제야 박진호는 자신의 몸 구석구석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하지만 그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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