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화
허소원은 박태진의 연구소를 떠나 집으로 향했다.
차 안에서 그녀는 오늘 일어난 일들을 되짚어보며 모든 게 너무 극적이었다고 생각했다.
‘그 개 같은 남자에게서 멀어지려 했는데 정작 그 사람의 치료를 맡게 되다니.’
당장 그를 무시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허소원은 머리가 아파졌다. 그녀는 치료를 마치고 돈을 받으면 반드시 최대한 멀리 도망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생각에 잠긴 사이에 갑자기 휴대폰이 울렸다. 확인해 보니 비서인 강안나의 전화였다.
“넷째 아가씨, 저 세온시에 도착했어요. 지금 아가씨 집에 있는데 안 계신 것 같아서요.”
허소원은 바로 대답했다.
“문 앞이에요. 금방 도착해요. 잠시만요.”
강안나는 그녀의 전속 비서로 이번에 지사 업무를 처리하러 왔지만 업무 인수인계 문제로 이틀 늦게 도착했다.
강안나는 웃으며 말했다.
“네, 기다릴게요!”
전화를 끊은 허소원은 속도를 높여 집으로 향했다.
그녀가 집 앞에 다다르자 수풀 뒤에서 작은 그림자가 뛰어나와 그녀의 다리를 껴안았다.
“서프라이즈!”
고개를 숙여보니 분홍색 공주 드레스를 입은 하얗고 통통한 인형 같은 딸 가은이 매달려 있었다.
“가은아, 네가 왜 여기에 있어?”
허소원은 깜짝 놀랐지만 곧 기쁜 표정을 지었다.
“엄마가 보고 싶어서 왔어요! 엄마랑 오래 떨어져 있고 싶지 않아서 외할아버지 외할머니를 설득했죠!”
성가은은 달콤한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도 가은이가 와서 기쁘죠? 그리고 이번에는 세온시에서 엄마랑 같이 살 거예요! 엄마 일 끝나면 같이 명담으로 돌아갈래요.”
허소원은 정말 기뻤지만 마음속으로는 성가은이 오길 원치 않았다.
그녀는 성가은이 자신이 싫어하던 사람들, 특히 박태진과 마주치지 않기를 바랐다.
그는 성가은의 존재를 알아서는 안 됐다.
물론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이 바쁜 업무로 아이를 제대로 돌볼 수 없을 것 같아서였다.
성가은은 허소원이 대답하지 않자 의아해했다.
“엄마, 가은이 오는 거 싫어요?”
작은 아이는 눈에 눈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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