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화
허지유는 순간적으로 이성을 잃었다.
몇 걸음 앞으로 다가가더니 허소원의 손을 홱 내쳤고 목소리에는 억제되지 않은 분노가 그대로 담겨 있었다.
“지금 뭐 하는 거예요? 누가 오빠 몸에 손 대라고 했어요?”
그들은 서둘러 방 안으로 들어섰고 문은 열려 있었다.
허소원은 박태진의 등에 약을 바르는 데 집중하느라 사람들이 들어온 것도 미처 눈치채지 못했다.
방심한 순간, 손이 세차게 튕겨 나갔고 그녀는 그 반동에 두 걸음이나 물러서다 휘청거리며 거의 넘어질 뻔했다.
간신히 균형을 잡은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시선이 허지유의 얼굴에 닿는 순간, 오래전 기억들이 물밀 듯이 밀려왔다.
허씨 가문에서 그녀가 자신을 모함하던 날들과 언제나 억울한 척, 불쌍한 척하며 지어내던 그녀의 가식적인 웃음.
누명을 써도 믿어주는 이 하나 없던 그 시절, 등 뒤에서 들려오던 비웃음과 조롱.
그 모든 기억이 한순간에 되살아나며 허소원의 표정은 싸늘하게 굳어졌다.
허소원의 눈빛은 서늘하게 식어 있었고 그 안에 서린 혐오가 그대로 드러났다.
“치료 중인 거 안 보여요? 설마 눈이 없어요? 없으면 기증이라도 받으시든가.”
그제야 허지유는 박태진의 등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등 위에 꽂혀 있는 은침들이 눈에 들어오자 그녀의 눈동자가 살짝 흔들렸다.
‘...치료하고 있었던 거야?’
박태진은 앞이 보이지 않아도 방금 들린 소리와 싸늘하게 가라앉은 공기만으로도 상황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그의 미간이 서늘하게 일그러졌고 입가에선 냉기 어린 말이 흘러나왔다.
“허지유, 지금 이게 뭐 하는 짓이지? 누가 들어오라 그랬어?”
예상치 못한 꾸지람에 허지유의 얼굴은 순간 하얗게 질렸고 당황한 그녀는 급히 입을 열었다.
“미, 미안해요. 오빠. 일부러 그런 건 아니고... 그냥 그 여자가 오빠 등을 막 만지고 있어서 저도 모르게...”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박태진의 미간이 더 깊이 구겨졌다. 표정은 싸늘함을 넘어 차가운 분노로 굳어갔다.
“이모가 언제 막 만졌어요?”
그때, 분노가 담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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