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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화

박은성은 옆에서 여전히 화가 가시지 않은 허소원의 표정을 보고 걱정이 됐다. 혹시라도 이모가 다시는 아빠 눈 치료를 해주지 않으면 어쩌나, 더는 얼굴을 볼 수 없으면 어쩌나, 그 생각에 조급해진 아이는 급히 다가가 그녀의 옷자락을 꼭 붙잡고 애타게 말했다. “이모, 아까 그 일은 그냥 잊어요. 이모는 천사처럼 예쁘잖아요. 천사는 마음도 제일 넓은 거예요. 그러니까 화내지 마요. 네? 화내면 주름 생겨요.” 허소원은 아이가 애교 섞인 목소리로 자신을 달래는 말에 조금씩 마음이 누그러졌다. 특히나 이 조그마한 아이가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 편을 들고 지켜주려 했던 걸 생각하니, 화를 계속 내고 있을 수가 없었다. 그녀는 입꼬리를 애써 올리며 중얼처럼 말했다. “입만 살았네, 진짜...” 하지만 박은성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진심 가득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다시 말했다. “정말이에요, 이모. 이모는 제가 본 사람 중에 제일 예뻐요. 그래서 아무도 이모한테 나쁜 말 못 하게 할 거예요. 제가 지켜줄 거니까요.” 아이는 여전히 아까 일을 떠올리며 분한 듯 인상을 찌푸렸다. 허소원은 그런 아이의 귀여운 모습에 결국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 이제는 화가 나려야 날 수가 없었다. 그녀는 손을 뻗어 아이의 말랑한 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걱정 마. 이모는 미친 여자랑은 싸우지 않아. 근데... 솔직히 조금 놀랐어. 방금 그 여자가 네 엄마인 줄 알았거든.” “절대 아니에요!” 박은성은 단호하게 생각할 틈도 없이 고개를 저었다. “그 여자는 절대 제 엄마 아니에요.” ‘허지유가 내 엄마라고? 말도 안 돼. 그 여자는 그런 자격도 없어.’ 순간, 겉으로는 웃으며 다정하게 굴지만 단둘이 있을 때면 항상 차가운 눈빛으로 자신을 쏘아보던 허지유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녀가 잘해주는 척하는 건 전부 거짓이었다. 게다가 요즘엔 자꾸만 강조했다. ‘앞으로 동생이 생겨도 너를 친자식처럼 대해줄게.’ 말 같지도 않은 소리였다. ‘내가 애라고 바보로 아는 거야? 그런 말 믿을 거라고 생각했어?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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