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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화

가은은 허소원의 전남편이 멋있는 어른이라고 생각했다. 박태진이 조금 전에 이름을 부르면서 품에 안을 때 자신의 편이 생긴 것 같아서 안심되었다. 박태진을 나쁜 남자라고 생각했던 가은은 생각이 바뀌었다.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박태진한테 예의 있게 말했다. “삼촌, 오늘 도와줘서 정말 고마워요. 삼촌 덕분에 해결할 수 있었어요.” 박태진이 싱긋 웃으면서 가은의 볼을 매만졌다. “이 일은 은성 때문에 시작된 거니까 삼촌이 나서야지. 그런데 네 부모님은 왜 아직도 오지 않은 거야? 설마 별일 아니라고 생각해서 오지 않은 건가?” 그는 가은의 부모가 자식이 괴롭힘당한 것을 알면서 오지 않은 줄 알았다. 만약 박은성이 박태진한테 연락하지 않았더라면 지화영이 가은을 계속 괴롭혔을 것이다. 가은은 이제야 허소원한테 연락했던 것이 떠올랐다. ‘엄마가 온다면 전남편이랑 마주칠 텐데 어쩌지? 정신이 팔려서 잠시 잊고 있었어. 일단 나가서 엄마한테 오지 말라고 전화해야겠다.’ 가은은 잔뜩 긴장한 채 밖으로 나가서 허소원한테 연락하려고 했다. 이때 허소원이 사무실의 문을 열고 들어왔다. 가은은 허소원이 들어오는 것을 넋 놓고 바라만 보았다. “가은아...” 허소원은 다급히 들어오면서 가은의 이름을 불렀다. 그런데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보고는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박태진이 가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면서 다정하게 얘기를 나누고 있었던 것이다. 허소원은 깜짝 놀라서 잘못 본 줄 알았다. ‘개 같은 놈이 왜 여기에 있는 거야? 왜 내 딸을 예뻐해 주고 있는 거지?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일까?’ 그녀가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 할 때, 박태진이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생각에 잠겼다. ‘익숙한 목소리인데 누구지?’ 그는 앞이 보이지 않았기에 누가 사무실에 들어왔는지 알 수가 없었다. 곁에 서 있던 정시훈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허소원 씨?” 박태진의 표정이 급격히 굳어졌다. 박은성은 예쁘게 생긴 허소원이 가은의 엄마라는 말에 깜짝 놀랐다. 사무실 안에 있던 사람들이 제멋대로 생각하고 있을 때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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