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화
허소원은 박태진이 또다시 자신을 조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하지만 설령 알아채도 크게 대수롭지 않아 할 것이다.
박태진이 알아낼 수 있는 건 그저 빙산의 일각일 뿐일 테니.
연구소에서 허소원의 진짜 정체를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고, 허소원과 맨디 선생님이 동일 인물이라는 사실은 그 아무도 몰랐다.
저녁이 되고 허소원은 퇴근 후 가은을 데리러 유치원에 들렀다.
엄마가 데리러 왔다는 사실에 신이 난 가은은 환하게 웃으며 차에 올라탔다.
“가은아, 엄마랑 얘기 좀 해볼까? 은성이랑 어떻게 알게 된 거야?”
이 질문은, 허소원이 오후 내내 곱씹었다.
가은은 엄마가 물어볼 줄 알고 있었는지 얌전히 대답했다.
“아파트 단지에서 만났어요. 고양이를 찾으러 다니다가 솜이가 은성 오빠네 집으로 들어가 버려서 만나게 되었어요.”
엄마의 표정이 살짝 굳어지는 걸 본 가은은 재빨리 덧붙였다.
“어디 사는지 말하지 않았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엄마... 하지만 은성 오빠는 조금 눈치챈 것 같기는 해요. 그래서 오늘 아침에 엄마가 옆집에 산다는 거랑 엄마가 하는 일을 숨겨주기로 약속했어요. 오빠 아빠한테도 말하지 않기로 했어요.”
가은의 말에 허소원은 조금 안심했으며 박은성이 입 다물고 있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이 맨디 선생님이라는 사실부터 들통날 것이다.
이 문제는 어영부영 넘어갔지만, 허소원은 여전히 착잡한 기분이 들었다.
“가은아, 혹시... 그 아저씨가 누구인지 알고 있어?”
엄마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가은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고 있어요! 엄마 환자였고 그리고... 예전에 엄마 괴롭혔던 사람이잖아요. 맞죠?”
전남편이라는 단어가 나온 것도 아닌데 허소원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우리 소원이, 정말 다 알고 있었네.’
‘그렇다면... 혹시 박태진이 자기 아빠일 수도 있다는 것도 눈치챘을까?’
허소원이 생각에 잠긴 사이, 가은은 볼을 불룩하게 부풀리며 말한다.
“엄마, 걱정하지 마요. 그 아저씨가 날 도와주긴 했지만, 예전에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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