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6화
특히 박씨 가문 사람들도 있는 걸 보고 그는 예의를 다해 그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박 할머니, 회장님, 사모님, 대표님 모두 계셨군요.”
박태진은 이 목소리를 듣고 눈을 가늘게 떴다. 이는 바로 유하준의 목소리였다. 그렇다면 오늘 밤 허소원은 유하준과 함께 식사를 한 건가?
이유 모를 불쾌한 감정이 박태진의 가슴 속을 꽉 채웠다. 그의 시선은 본능적으로 허소원이 있는 쪽을 향했다.
그의 눈길이 닿는 순간 허소원은 이상한 감정을 느꼈다.
그 남자는 분명 앞을 보지 못했는데 그의 시선에서 날카로운 무엇인가를 느낄 수 있었다. 정말 이상한 일이었다.
아까부터 말이 없었는데 박정훈은 이제야 유하준의 인사에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조정순도 머리를 숙여 응답했다.
이 지경이 된 이상 허소원은 친구 앞에서 이 사람들과 더 얽히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친구 심가을의 팔을 잡으며 말했다.
“이만 돌아갈까? 피곤해서 쉬고 싶어.”
심가을은 그녀의 지친 얼굴을 보며 가슴이 아팠기에 재빨리 대답했다.
“그래, 돌아가자.”
유하준도 말을 이었다.
“제가 집까지 바래다줄게요.”
허소원과 심가을은 그를 거절하지 않았다.
허씨 집안 사람들은 이제 막을 힘도 없이 그들이 떠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어린 박은성은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아이는 방금 나쁜 사람들에게 모욕당한 이쁜 이모가 많이 속상해할 거라 생각했다. 가슴이 답답해지며 그녀를 따라가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허소원은 아이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고개를 돌렸다. 당장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처럼 걱정 가득한 표정을 지은 채 서 있는 박은성의 모습이 보였다. 그대로 내버려 둘 수 없다고 여긴 그녀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달래주었다.
“은성아, 괜찮아. 이모는 아무 일도 없으니까 걱정하지 마. 이모 먼저 갈게.”
박은성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모 다음에 봬요.”
얼마 지나지 않아 허소원 일행의 모습은 사람들 시야에서 사라졌지만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 사람들이 많았다.
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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