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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1화 무조건적으로

당황스럽긴 했지만 소은정은 일단 침묵을 지켰다. 곧 이 정보를 알려준 것에 대한 대가를 말할 거라 생각해서였다. 하지만 그녀의 예상과 달리 박수혁은 위치를 말한 뒤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내가 알던 박수혁 맞아? 무슨 꿍꿍이지? 의아했지만 이게 설령 함정이라 해도 무조건 가봐야 마음이 풀릴 것만 같아 소은정 역시 오피스텔을 나섰다. 태한그룹. 전화를 끊은 박수혁이 담배 한 대를 꺼내 불을 붙였다. 그의 앞에 있는 재떨이에는 이미 담배꽁초가 빈틈없이 꽂혀있었다. “형, 그렇게 쉽게 알려주면 어떡해? 거래를 하든 협상을 하든 해야 할 거 아니야.” 강서진이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으로 박수혁을 닦달했다. 이 형 요즘에 정말 왜 이래...? 사무실에서 어항의 물고기에 먹이를 주던 오한진이 박수혁을 힐끗 바라보았다. 강서진의 말에 픽 웃던 박수혁이 담배연기를 깊이 빨아들였다. 하지만 아무리 연기를 삼켜도 꽉 막힌 가슴은 점점 답답해져갔다. “거래? 협상? 내가 무슨 말을 어떻게 했어야 하는데?” “당연히 당장 전동하랑 헤어지고 형 곁으로 다시 돌아오라고 해야 할 거 아니야!” 나였으면 이런 기회 절대 안 놓쳐! “아니. 은정이는 그런 허접한 미끼를 물 사람이 아니야.” 박수혁의 표정이 차갑게 굳었다. 내가 정말 그렇게 한다면... 은정이는 아마 더더욱 전동하 그 자식 편을 들게 되겠지. 나랑 은정이 사이는 당연히 더 멀어질 테고... “그래도... 이건 너무 쉽게 넘겨주는 거잖아. 형한테 고마워하지도 않을 거라고!” 강서진이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 짙은 연기 너머의 박수혁이 말했다. “감사 인사 같은 건 필요없어.” 그에 대한 태도가 조금이라도 따뜻해진다면 그것만으로도 족하니까... “그런데 전기섭이 아이를 그곳에 숨긴 건 또 어떻게 알았어?” “전기섭 명의로 된 곳에 가서 찾았다면 진작 찾았겠지.” 고개를 끄덕이던 강서진이 갑자기 무릎을 탁 쳤다. “뭐야? 거기 형 명의로 된 곳이라고 했지? 그러다가 전기섭 그 자식이 다 형한테 뒤집어 씌우면 어떻게 할 거야?” 강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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