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84화 이쁜 남자가 좋아
돈 좀 깨나 있다하는 사람들을 상대하는 프리미엄 마사지숍의 VVIP라면 적어도 수십 억은 썼다는 뜻, 깔끔한 디자인의 오일병은 딱 봐도 고급스러웠다.
마사지사의 질문에 소은정은 가격도 묻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마사지사의 숙련된 손길에 소은정은 오랜만에 달콤한 휴식을 즐길 수 있었다.
온몸의 근육이 풀어지고 구름 위를 걷는 듯한 기분이 들며 스르륵 잠이 들려던 그때, 소은정이 휴대폰이 울렸다.
마사지사가 다급하게 휴대폰을 건네고 우연준의 이름을 확인한 소은정이 짧은 통화를 마쳤다.
신 제품에 만족한 듯 미소를 지으며 기지개를 켜는 한유라의 모습에 소은정이 피식 웃었다.
“마사지 받으니까 어때?”
“음... 온몸을 지폐로 두른 듯한 기분이랄까?”
신박한 한유라의 비유에 소은정이 웃음을 터트렸다.
“뭐, 맞는 말이네.”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경험한 두 사람이 옷을 갈아입던 그때, 소은정의 휴대폰이 다시 울렸다.
‘동하 씨네?’
소은정의 입꼬리에 저도 모르게 미소가 걸렸다.
“여보세요?”
하지만 수화기 저편의 남자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회사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우 비서님이 오늘 은정 씨 회사 땡땡이쳤다던데. 어디에요?”
“유라랑 마사지 좀 받으러 왔어요. 지금 밥 먹으러 나가려고 하는데 동하 씨도 올래요?”
“내가 가도 되는 거 맞아요?”
소은정이 한유라를 바라보고 아무렇지 않다는 듯 어깨를 으쓱하는 모습에 미소를 지었다.
“괜찮다는데요.”
“지금 바로 갈게요.”
소은정이 통화를 마치고 옆에서 듣고 있던 한유라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너희 두 사람 너무 붙어다니는 거 아니야? 꼭 밥까지 같이 먹어야 해? 친구랑 같이 있다는 거 들었으면 눈치껏 빠져줄 줄도 알아야지. 꼭 분리불안 있는 강아지 같다니까.”
한유라가 입을 삐죽 내밀었다.
‘그건 네가 동하 씨가 박수혁이랑 싸우는 걸 못 봐서 그래. 그걸 봤으면 깜짝 놀랄 거다.’
혼자만의 생각에 잠긴 소은정이 미소를 지었다.
“동하 씨는 내 친구랑 만나는 거 좋아해. 어필할 기회라고 생각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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