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65화 당신이 왜 여기에
박수아는 그 자리에서 입술을 질끈 깨물고 소은정을 노려보았다.
“기자가 어디 있는지 알려 줄 테니 그 배후에 대해선 더 이상 캐지 말아요. 이게 내 조건이에요.”
소은정은 의외라는 듯 눈썹을 꿈틀거리더니 박수아의 새파랗게 질린 얼굴을 보고 입꼬리가 내려갔다.
“정말 당신이 한 짓이예요?”
박수아는 멈칫 하더니 바로 반박했다.
“아니에요! 제가 굳이 왜 이런 일을 하겠어요!”
“그렇다면 누가 한 짓인지 알고 있겠네요?”
“누가 한 짓인지 알고는 있지만 당신한테 알려주지는 않을 거예요. 앞의 일들을 잘 처리하면 되는 것 아닌가요? 쓸모없는 건 물어보지 마세요.”
소은정의 눈에 살기가 스쳐 지나갔다.
그녀의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고 박수아도 당황한 것이 보였다.
“공장을 정지시켜 마감을 못 맞춘다면 몇백억의 손해를 볼 것인데 품질 검사 부서가 오기 전에 기자를 찾아 총받이를 한다면 SC그룹에서 굳이 이런 큰 손해를 볼 필요는 없잖아요? 뭘 망설이는 거예요?”
그녀의 말을 들은 소은정의 표정이 더욱더 싸늘해졌다.
소은정은 수백억의 손해를 보더라도 그 배후에 누가 있는지 찾아야 마음이 편한 사람이다.
쉽게 그를 놓아주지 않을 것이다.
소은정은 표정을 숨긴 후 고개를 들어 그녀를 쳐다보았다.
“박수아씨. 잘 모르는 게 있나 본데 내 눈에 누군가 모래를 뿌린다면 나는 그 사람을 지구 끝까지 찾아가 눈을 파버릴 거예요.”
소은정은 웃으면서 잔혹한 말을 아무렇지 않게 뱉어냈다.
그녀의 기세에 박수아의 표정이 굳더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수아씨가 알려주던 말던 어차피 저는 기자를 찾아낼 거예요. 품질검사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이미 손해를 볼 것은 예상한 일이에요. 이 정도 손해 쯤이야 뭐.”
박수아는 그녀의 말투에서 소은정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녀가 처음 양씨 집안에 발을 들였을 때 급해서 그 선택을 한 것이었지만 정말 막다른 길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제일 급한 시기를 지나고 난다면 다른 사람들의 도움은 중요하지 않게 된다.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