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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9화 할게요

하지만 언제까지 허리에 타올만 두른 채 돌아다닐 순 없으니 심강열은 주섬주섬 옷을 입기 시작했다. 한편, 역시 옷을 갈아입은 한유라는 침대에 주저앉아 고개를 푹 숙였다. 내 생에 이렇게 창피한 순간이 있었던가? 그것도 어른들 앞에서. 혀 깨물고 죽은 척이라도 하고 싶은 한유라였다. 방금전 힐끗 밖을 내다보니 주방에서 아침을 만드느라 시끌벅적한 두 엄마는 누가 봐도 가족의 모습이었다. 하... 이걸 어떡하지. 요리엔 젬병인 김현숙은 힐끔힐끔 방 쪽을 쳐다보았고 한유라의 등장에 바로 눈을 반짝였다. 하지만 그녀보다 먼저 달려간 건 바로 하시율이었다. “유라야, 많이 피곤하지. 아줌마가 이것저것 만들어봤어. 주방에 들어오는 건 너무 오랜만이라 입맛에 맞을지 모르겠네.” 여전히 열정적인 하시율의 태도에 한유라는 어리둥절했다. 강열 씨가 제대로 해명 안 한 건가... “이모, 저...” “됐으니까 아무 말도 하지 마. 너도 지금 얼마나 창피하겠니. 이래 봬도 네 엄마도 이 이모도 젊었을 때가 있었고 다 이해해. 그리고 나 그렇게 꽉 막힌 사람 아니다. 네가 헤픈 애라고 생각하거나 그럴 일은 절대 없을 거야. 다 우리 강열이 탓이지 뭐. 걱정하지 마. 이 일은 무조건 책임질 거니까.” 흐뭇한 미소를 짓는 하시율의 눈이 심강열처럼 예쁘게 휘어졌다. 하지만 한유라는 여전히 어리둥절할 따름이었다. “강열 씨가 설명 안 드렸나요?” “설명했지. 너랑 결혼하겠다던데?” 하시율이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때 마침 심강열이 작은 방에서 나오고 하시율이 더 목소리를 높였다. “유라 같은 애 어디서 못 만난다 너. 이런 애가 너랑 결혼하겠다고 하는 걸 영광으로 생각해.” 심강열도 어리둥절하긴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충격적인 일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얼렁뚱땅 아침 식사를 마치고 하시율은 두 사람더러 당장 혼인신고하러 구청으로 가자며 부산을 피웠다. 두 사람이 아무리 해명해도 하시율도, 김현숙도 들을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렇게 두 사람 모두 출근도 하지 못한 채 구청으로 “압송”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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