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94화 이해가 안 돼
한참을 말없이 눈물만 흘리던 지채영이 바닥에 떨어진 파일을 비서에게 건넸다.
“이건 기쁨의 눈물인데? 우리... 다시 일어설 수 있어.”
양도 계약서를 확인하던 비서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어올랐다.
“우리 예상보다 훨씬 더 좋은 가격이네요. 다행이에요!”
고개를 끄덕인 지채영이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나도 알아. 이걸 받으면 안 된다는 걸. 이걸 받으면 난 더 이상 한유라를 내 맘대로 욕할 수 없겠지. 도움 받은 주제에 내가 무슨 염치로...’
하지만 지채영은 알고 있었다. 설령 이 도움을 받지 않았다 해도 그녀에게 한유라를 비난할 자격이 없다는 걸.
철의 여인이라 불리는 김현숙의 딸.
평생 모자랄 것 하나 없이 살아온 여자.
그런 여자가 뭐가 부족해서 유부남을 만날까?
한유라도 속은 것이라는 걸 지채영도 알고 있었다.
그저 불장난만은 아닌 것 같은 민하준의 모습에 왠지 불안했고 그래서 말도 안 되는 행패도 부렸지만 민하준은 결국 그녀를 떠나버렸다.
지채영은 마지막으로 민하준과 나누었던 대화를 다시 떠올렸다.
“유라는 건드리지 말라고 했잖아. 걘 아무 잘못 없다고.”
그리고 지채영은 이 결혼의 첫 시작을 다시 떠올렸다.
강요에 가까운 결혼, 지채영은 민하준의 몸을 취했고 민하준은 지채영의 인맥을 이용했다. 결혼이 아닌 거래에 가까운 사이, 그래서 민하준은 당연하다는 듯 밖으로 나돌았다.
그리고 지채영도 웬만큼 한눈 감아주곤 했었는데... 한유라는 그녀에게 너무나 강력한 라이벌이었다.
그나마 민하준을 묶어둘 수 있었던 가문의 힘.
하지만 한유라는 그녀가 가진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걸 가진 여자였다.
‘무서웠어. 당신이 날 버리고 그 여자한테 가버릴까 봐. 아니... 어쩌면 처음부터 알았을지도 몰라. 당신이 날 떠날 거란 걸. 결국 난 혼자가 되어버릴 거란 걸.’
깔끔한 재산분할, 앞으로도 그녀의 가문을 지지하겠다는 약속, 지채영의 집안 입장에서는 손해 볼 게 없으니 당연히 제안에 응했고 양쪽의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지채영은 결국 이혼서류에 사인을 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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