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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17화 내 유언

전동하는 직감적으로 자신이 빠뜨린 것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두 사람이 통화한 적이 있다면 소은정이 중요한 말을 남겼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과연 그 말은 누구와 연관이 있는 말이었을까? "너 안 전해 줬잖아, 네가 다 해결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으니까. 너는 네가 질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니까 내가 한 말은 마음에 두지도 않았던 거야, 그 말들이 내 유언이 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소은정이 말을 할수록 박수혁의 안색은 더욱 어두워졌다. 그녀의 질책은 생각보다 차갑고 무정했다. 박수혁은 반박할 기회도 없었다. 또다시 침묵이 흐르고 소은정이 벤치에 기대어 다시 차가운 말들을 내뱉었다. "나는 너 때문에 그런 위험 속에 빠졌는데 너는 나를 구하지 않았어. 결국 네 이익이 더 중요했던 거야. 네가 몰랐다는 그런 소리는 하지 마, 납치범이 원하는걸 얻지 못하면 인질을 죽일 거라는 건 누구라도 알고 있는 사실이야, 더구나 나를 납치한 건 무기상이었잖아. 비즈니스 하는 사람끼리 알 거 다 알잖아, 그러니까 그런 황당한 설명 늘어놓지 마, 네 마음 편하자고 하는 말이라면 이해할 수 있는데 그게 아니라면 그냥 위선적이고 역겹게 느껴지니까." 소은정은 잔인하게 그의 위선적인 가면을 벗겨내고 그 속에 들어있는 추잡함을 들추어냈다. 그녀는 갑자기 속이 시원했다. 소은정은 우세를 차지하고도 자신을 살려주지 않은 그런 사람을 불쌍하게 여기지 않을 것이다, 자신이 이 남자를 얼마나 사랑했을지라도. 소은정은 차가운 말들로 박수혁의 가장 취약한 곳을 난도질했다. 박수혁은 순애보와는 어울리지 않았다. 박수혁은 그 말들을 들으며 눈에 빛을 잃어갔다. 그는 적어도 소은정이 겉으로 예의를 차릴 줄 알았다. 그리고 소은정의 친구로서 그녀가 행복한 모습을 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소은정은 그에게 그 어떤 기회도 남겨주지 않았다. 몇 시간 동안의 기다림으로 소은정과의 만남을 가질 수 있었지만 결국 마주한 그녀는 그 누구보다도 차가웠다. 자신을 향한 증오를 드러내는 소은정을 보며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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