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34화 멍청해
롤스로이스에 최성문, 소은정까지 탑승하니 널찍한 차가 왠지 더 좁게 느껴졌다.
소은정 역시 한 그룹의 대표이니 심강열과 나란히 앉는 게 당연했지만 소은정은 당연하다는 듯 한유라 옆에 앉았고 심강열도 별 기색 없이 뒷자리를 자처했다.
차에 탄 심강열의 시선이 다시 한유라에게 머물었지만 그를 돌아볼 생각 조차 하지 않는 듯한 모습에 가슴이 또 덜컹 내려앉았다.
‘뭘까... 이 불편한 기분은...’
잠깐 고민하던 심강열이 불쑥 물었다.
“아, 전 대표님은 좀 어떠세요? 잘 회복하고 계세요?”
그의 질문에 소은정이 싱긋 웃었다.
“네. 사실 오후에 데이트 하려고 했었는데 유라한테서 갑자기 전화가 와서요.”
소은정이 싱긋 웃었다.
이에 심강열의 시선이 자연스레 한유라의 얼굴에 닿았다.
“유라가 두 사람 데이트를 방해했네요.”
“너... 너무 급하니까 전화한 거거든!”
한유라가 다급하게 소리쳤다.
“급한 일 뭐?”
심강열이 드디어 진작부터 묻고 싶었던 말을 내뱉었다.
하지만 순간 한유라의 표정이 어색하게 굳고 분위기는 정적으로 바뀌었다.
잠시 후, 침묵을 깬 건 한유라도, 심강열도 아닌 도지아였다.
“아, 대표님. 오늘 사인하신 계약서 다시 확인해 보시겠습니까?”
도지아가 가방에서 계약서를 꺼내 건넸지만 심강열의 표정은 싸늘하기만 했다.
오늘따라 자꾸만 선을 넘어오는 그녀가 상당히 마음에 안 든다는 표정이었다.
“일단 법무팀에 결재 올리세요.”
“지금 입사 몇 년차인데 이런 기본적인 절차도 모릅니까?”
가시돋친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옆에 소은정에 그 보디가드까지 있으니 심강열은 꾹 참기로 했다.
다른 회사 대표 앞에서 직원을 혼내봤자 자기 얼굴에 침뱉기니까.
심강열의 질타에 도지아는 얼굴이 화끈거렸지만 곧 어색하게 웃음을 터트렸다.
“아, 아까 한 비서님이 디저트 테이블 쪽으로 넘어졌거든요. 다행히 호텔 측에서 디저트 여분을 가지고 있어서 파티에 지장은 없었지만요. 제가 분명 직원한테 옷 세탁을 부탁했었는데... 그쪽에서 사람 안 보냈나 봐요?”
친절한 목소리와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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