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90화 삼촌
뜬금없이 몇 년전의 투자 프로젝트를 물으니 윤이한도 당황스러웠지만 곧 기억을 더듬기 시작했다.
“네. 하지만... 아시다시피 의료 분야는 워낙 연구성과를 얻는 게 어려워 수익 상황이 좋진 않습니다...”
그럼에도 전동하가 굳이 의료 분야에 꾸준한 투자를 이어가는 이유는 그의 투자금을 받은 과학자들이 이 세상을 바꿀만한 놀라운 성과를 낼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이때 전동하가 윤이한의 말을 자르고 물었다.
“그 연구팀 팀장 이름이 뭐였죠?”
빠르게 머리를 굴린 윤이한이 바로 대답했다.
“기태석 박사님 말씀이십니까? 아, 그 교수님은 얼마 전에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고 들었습니다. 현 담당자는 기 박사님 제자인 박상훈 교수일 겁니다.”
‘박상훈?’
윤이한의 대답에 전동하의 눈동자가 번뜩였다.
“박상훈... 박수혁 대표에겐 삼촌 뻘 되는 사람이죠?”
투자할 프로젝트 자료를 받았을 때 이미 팀원 구성까지 다 알아봤던 전동하가 물었다.
물론 투자한 모든 프로젝트의 팀원들을 다 기억하는 건 아니었다.
박수혁과 혈연으로 얽혀있다는 정보가 전동하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덕분이었다.
‘박수혁 대표...? 태한그룹?’
윤이한 역시 전동하가 그저 단순히 투자 현황에 대해 묻는 게 아님을 직감하고 긴장하기 시작했다.
“윤 비서님, 저 대신 알아봐주실 게 좀 있는데...”
한편, 소찬식의 병실.
하룻밤 사이에 십년은 더 늙은 듯한 소찬식이 가족들을 바라보았다.
그 누구보다 강한 슈퍼맨 같은 아빠였던 소찬식의 약한 모습에 소은정은 그대로 참았던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은정아, 왜 울어. 네 아빠 아직 안 죽었다.”
장난스러운 말투로 분위기를 띄워보려 했지만 힘없는 목소리가 소은정의 가슴을 더 아프게 만들었다.
훌쩍이던 소은정이 결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빠,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이 세상 의사 다 불러서라도 아빠 살릴 테니까.”
하지만 소찬식은 생각보다 편한 말투로 대답했다.
“아빠도 이만하면 살만큼 살았지 뭐. 15년 전에 백 번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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